이기헌 주교, 교황 방북 기원 미사

의정부교구 이기헌 주교와 사제 14명이 신자 약 400명과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김수나 기자

새해 첫날, 한반도 평화를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을 기원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전 세계 가톨릭 교회는 해마다 1월 1일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및 세계 평화의 날로 지낸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강론에서 “한반도 평화 여정이 구체적 실무 논의 과정에서 어려움에 봉착해 진전 없는 상태”라면서 “평화의 어머님이신 성모님께 중재를 기도 드리자”고 당부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2019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인 “좋은 정치는 평화에 봉사합니다”를 들며 남한과 북한, 미국의 세 정상과 정치인들이 “평화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역대 교황들은 전쟁의 위기에 있는 나라들을 위해 중요한 중재자 역할”을 했다고 강조하며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미국과 소련을 중재한 요한 23세 교황, 1998년 쿠바를 방문해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에 도움을 준 요한 바오로 2세를 예로 들었다.

이를 통해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평화의 사도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위해 기꺼이 발걸음을 아끼지 않으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교황 방북에 대해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과 평소 보여 주신 교황님의 한반도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볼 때 “(외교적) 관례나 원칙들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며 꼭 그렇게 되리라 생각한다. 한국 교회가 교황 방북이 이뤄지도록 열심히 기도하자”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주교는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또 전제돼야 한다는 비핵화 문제나 북한 인권 문제들이 풀리는 데 교황 방북이 큰 도움이 되고 북한 신자들에게도 큰 위안이 될 것”이라면서 “올해 안에 교황의 방북이 꼭 이뤄지기를 평화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 간구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에는 약 400명의 신자가 참석해 성당을 메웠다.

한편 이 주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3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내년에도 자주 만나 평화와 번영을 진척시키자.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화 문제를 해결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이 “참으로 진정성이 있고 우리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이야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화를 위한 정치인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평화가 그리스도 제자들의 사명이듯 “정치인들은 정치활동을 인류 공동체에 대한 봉사로 여겨야 한다”며 그러지 못하면 “정치는 억압과 소외, 심지어 파괴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사는 경기 파주에 있는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가 주례하고 교구 사제 14명이 함께 집전했다.

한편, 이날 미사가 봉헌된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회가 열린다. 이 기도회는 2018년 마지막 토요일인 지난해 12월 29일로 298차를 맞았다.

새해 첫날, 경기도 파주에 있는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과 세계 평화의 날 미사가 봉헌됐다.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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