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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소외와 차별 없는 평등에서김희중 대주교 신년 기자간담회

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가 연말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주 지역과 한국 사회, 남북한 관계 등 현안과 사목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28일 오전 광주대교구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주교는 모두 발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적 대전환을 중심으로 ‘평화’를 강조하고 무엇보다 소외와 차별 없이 누구나 함께 기본권을 누리도록 배려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민족사의 전환 시점에서 남북의 혈맥이 이어져 따뜻한 피가 흐르는 남북관계, 동북아의 평화를 향하고 그를 발판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우리의 평화를 바탕으로 세계의 평화를 위해 기여하는 것과 함께 스스로 역량을 갖춰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 나갈 수 있는 공간을 (남과 북이 함께) 형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주교는 이번 성탄 메시지에서도 특히 “평화는 우리 시대의 가장 절실한 요청”이라고 강조하고, “평화는 이주민, 난민, 외국인 노동자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한 주춧돌”이라며, “따라서 그들을 환대하고 더불어 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우리 시대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입증하는 길”이라고 했다. 

또 “평화는 비인간적인 폭력의 악순환과 야만적이고 파괴적 전쟁을 끝내는 유일한 도구”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들어,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은 남과 북의 화해, 우리 민족의 공존을 위해서는 오직 평화만이 참된 길이라는 것을 확고하게 신뢰하고, 갈등과 대결,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분단의 땅이 평화의 땅으로 변모되도록 간절히 기도하며 온 힘을 다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소명”이라고 했다. 

12월 28일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사회와 남북관계, 사목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정현진 기자

다음은 기자단과 나눈 주요 질문과 답변이다. 

내년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 방한, 광주대교구장에서 남북 지역교류에 대한 생각은?

- 정부 차원의 교류는 유엔 제재 등 다른 나라를 살펴야 하기 때문에 지자체를 통한 지역 단위가 더 쉽다. 지자체와 북한 지역이 교류협력을 한다면 크게 외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다. 평양에 갔을 때도, 남북 교류협력이 활발해지면, 서울 중심이 아니라 각 지역과도 활발히 교류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광주와 전남지역이 농업과 어업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환경이다. 북측 농업, 어업과 협력하기를 바란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성탄 메시지에서 평화의 장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강조했다. 평화의 장인이 되어야 할 소명은 우리 모두에게 있지만 특히 정치인들의 몫이 크다. 지난해 평화와 관련된 정치권 평가는 어떻게 내리는지, 그리고 내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전망은 어떠한가?

- 정치인들에 대한 전반적 평가는 조심스럽다.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할 것이고 또 그렇게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평소 정치권에 묻고 강조한 것은,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정치 철학에 대한 것이다. 정치는 대화의 예술이라고 한다. 서로 다른 것을 잘 조화시켜야 한다는 맥락에서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지 말고 다름의 가치를 존중하기를 바란다. 

정치인들의 최대 관심사는 다음 선거의 당선 여부라고 말을 하고, 또 대부분 당리당략에 따른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것에 일면 동의하고 긍정보다는 부정적 평가가 많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우선은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보다 대승적 입장의 선택을 해야 하고,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들의 불씨가 정치 쇄신에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동아시아 대표를 맡게 됐는데, 어떤 역할을 하게 되며, 어떤 지향을 가지고 일할 계획인가?

- 아시아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기도 하고, 가장 큰 종교들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아시아의 비중이 큰데, 가톨릭 인구는 많지 않다. 그래서 세계 교회 차원에서는 아시아 교회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실제로 아시아 교회가 제안하고 실천했던 일들이 세계 교회 차원으로 확산된 경우가 많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상임위원이면서 동시에 동아시아 지역 대표가 된 것은 중국, 일본, 한국, 타이완 교회와 아시아 주교회의를 긴밀히 연결시키고, 나아가 세계 교회와 아시아 교회가 긴밀히 소통해 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 차원에서도 미국 주교회의 미국 정부 측에 배려와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남북 회담, 북미 회담과 관련해 미국 주교회의에도 남과 북의 뜻과 의지를 전달하고 도와 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또 한국 종교인평화회의의 대표로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해 경제 제재 완화 등 상응하는 배려를 해 달라고 편지를 통해 요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방북 의사를 밝혔고, 교황의 방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황 방북과 관련한 입장은 무엇인가? 

- 교황 방북은 1차적으로 북측의 태도에 달렸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정식 초청장을 보낸다면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미국 언론은 내년 교황 일정에 방북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는데, 교황의 방북은 그것과 상관없이 원하면 언제든 이뤄질 수 있다. 

이 자리를 빌어 교황 방북과 관련된 다른 질문들에 대해 답하겠다. 우선 북한에 신자들이 별로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 미국 언론에 대답한 내용은 “예수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으려고 99마리의 양을 남겨 두었다. 숫자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도움을 필요한 사람이 누구든 만나서 힘을 주고 용기를 준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 맥락에서 북한의 신자 여부와 상관없이 가는 것이고, 오히려 적기 때문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다른 하나는 북한 인권상황과 관련해, 교황이 방북한다면 그런 인권상황을 묵인하고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지적이다. 인권의 가치가 그리스도교에서 선포하는 핵심적 가치의 하나지만,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는 달라질 수 있다. 생존권과 인권 가운데 우선순위는 생존권이다. 이런 입장은 교황청에도 전달했다 

또 북한 비핵화와 북미관계 관련해서도, 교황이 방북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진정성 있게 전달한다면, 북한은 “비핵화 뒤 국제사회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는 비핵화를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다. 또 국제사회도 북한과 교황이 함께 약속한다면, 북한을 보다 신뢰할 수 있고, 제재도 완화될 수 있다고 본다. 

남북 간 평화, 동북아 평화, 나아가 세계평화를 위해서는 우선 남한 사회의 평화가 이뤄져야 한다. 일례로 남한 사회의 폭력이나 군비 증강 문제는 평화를 고민하는 이들 사이의 큰 고민이다. 남한 사회의 평화를 위한 과제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제도적 평화는 쉽게 무너진다. 개인적 차원에서도 우선 내가 평화롭고, 서로 용서하고 화해함으로써 평화로워질 수 있다는 가치를 서로 나누는 가운데 평화 구축은 확산될 수 있다. 한국 사회의 평화도 마찬가지다. 평화는 기본적으로 누구나 기본권을 보장받고 사람답게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를 모두 누리도록 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또 평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지역이나 이념적 갈등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긍정적 에너지로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다. 

장애인 차별과 그들의 기본권 보장 문제를 보면, 장애인들의 소외, 차별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장애인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그리고 개인, 한 가정 차원이 아니라 국가가 그들을 감당해야 한다. 

평화의 전제가 되는 인권, 평등의 문제는 돈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다. 

비정규직, 임대상인들의 문제 등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문제들이 많다. 현재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과 제도에 아쉬움이 있다면 무엇인가? 

- 사회적 약자 입장에서 본다면 배려와 지원을 많이 받을수록 좋다. 그러나 국가 입장에서는 재정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따져야 할 것이다. 하나의 문제는 그 문제만으로 끝나지 않고 해결 과정에서도 여러 문제와 관련된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데, 이것 아니면 저것 단순하게 선택하려면 혼란과 문제가 일어난다. 먼저 문제의 이해 당사자들을 함께 만나서 자세하게 들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덧붙여 노동자, 노조도 철학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계급투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보수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철학의 빈곤이다.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고 “어떻게”에만 천착한다. 비전이 분명하면 방법이 합리적으로 마련될 수 있다. 더불어 정치인들은 논리학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의견은 어떠한가?

노조와 기업이 갈등을 겪고 있는데, 노조에서는 나름의 입장이 있지만 조금 유연한 입장을 갖기를 바란다. 너무 강성으로 비춰지는 것이 안타깝다. 기업, 노동환경, 사회소통 구조가 많이 바뀌었다. 광주형 일자리는 일단 성사시키고, 예상치 못한 부당한 일들이 일어나면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미리 예단해서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기업도 노조의 입장이 합리적이라면 수용하고 성사시킨 뒤, 문제를 해결해 보자.  

주교회의 의장의 입장에서, 2019년 한국 교회가 보다 새롭게 가야 할 사목 방향은 무엇이며, 어떤 사목에 주력해야 한다고 보는가? 

- 가톨릭교회의 사목은 지역 중심이고, 주교회의는 협의 기관이다. 그러나 한국 교회 전체 방향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교회가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적극 뜻을 모아야 한다고 본다. 또 신자 재교육이 진행될 것이다. 현재 주교회의 사목연구소에서 신자 재교육을 위한 5분 교육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또 청소년 사목을 위해 적극 고민하는 해가 될 것 같다. 

가톨릭교회에 대한 긍정적 뉴스와 함께 부정적 뉴스도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교회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어떻게 성찰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보는가?

- 드러나는 문제들은 종교 자체의 본질보다는 종교 공동체에 몸담은 구성원들의 인간조건 한계로 드러난 부족함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잘못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개인적, 가족 공동체 차원에서도 부족함이 있다. 친구가 잘못했을 때, 가장 참기 어려운 것은 뻔뻔함이다. 위선적 태도를 불편하게 생각하는데 특히나 양심을 중시하는 종교인들의 잘못은 훨씬 크게 느껴진다. 잘못에 대해서는 우선 겸손하게 인정하고 잘못을 고백해야 한다. 그리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면 너그럽게 봐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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