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에서 처음으로 시복식

알제리의 순교자 시복식. (사진 출처 = VATICAN NEWS)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오랑에 있는 성 십자가 성모 성지에서 열린 화려한 시복미사에서 알제리 순교자 19명이 시복됐다.

복자 피에르 클라베리 주교와 그의 동료 18명은 1990년대에 일어난 알제리 내전 중에 폭력의 희생자였다. 그 동란 시기에, 15만 명이 넘는 알제리인이 죽었다고 한다.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있었던 이 의식은 큰 기쁨과 큰 환대가 넘쳤으며 또한 종교간 의식이기도 했다.

이슬람 대표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었다.

시복식에는 여러 이슬람인이 참석하였고, 이에 알제 대교구의 폴 데스파르주 대주교를 비롯한 여러 참석자들은 크게 기뻐하고 감동하였다. 이들은 이번 시복식과 이슬람인들이 보여 준 연대에서 알제리 교회와 지역 주민들이 그간 기울여 온 노력의 열매를 보았다.

여러 이슬람 성직자도 참석했다. 이들은 이슬람사원에서 이번에 시복된 순교자들의 가족들을 접견하고 몇 시간 뒤에 시복식이 진행된 교회를 방문했다. 미사 중에 평화의 인사를 나눌 때, 미사를 집전한 주교들은 제단에서 신자석으로 내려와 이슬람인 대표단과 인사를 나눴다.

알제리 인민들과 순교자들은 공동의 운명을 겪었다.

시복식 개막연설에서, 오랑 교구의 장-폴 베스코 주교는 프랑스어와 아랍어로 말했다. 그는 피에르 클라베리 복자와 그의 운전수였던 모하메드 부치키 사이의 우정을 언급하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1996년 8월 1일에 함께 살해됐다. 베스코 주교는 이 사실을 보면 19명 순교자의 운명은 당시 큰 고난을 겪었던 알제리인들의 운명과 연결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시복식은 당시의 모든 학살 피해자를 위한 침묵과 묵상의 시간으로 시작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대신해 참석한 베추 추기경은 그리스도인과 이슬람인 간의 이토록 우호적인 분위기에 즐겁고도 놀라워했다.

이번에 시복된 이들의 시복시성 문제는 여러 해 전부터 추진됐으나, 이들이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또한 이슬람인들과의 종교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순교자들은 트라피스트수도회원 7명을 비롯해 다들 사제 또는 수녀들로 알제리 내전 중인 1994-96년 사이에 죽었다. 알제리 내전은 소련 사회주의가 무너진 뒤, 당시 집권세력인 좌파 세속 정권에 대항해 이슬람주의자들이 반란을 일으키며 일어났다.

알제리는 1830년에 프랑스의 식민지가 됐으나 1954년부터 무장 독립운동을 한 끝에 1962년에 독립했다.

기사 원문: https://www.vaticannews.va/en/africa/news/2018-12/martyrs-of-algeria-a-historical-day-that-became-an-interreligi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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