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들이 경찰과 유족들의 완충제 역할 하고 있어
-4대강 정비 사업, “정부가 그런 일에 매달리는 이유가 뭐냐"

▲ 지난 6월 3일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한 김운회 주교가 문정현 신부를 만나고 있다.

7월 1일자 <한겨레신문>을 통해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김운회 주교는 용산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지난 6월 29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김 주교는 “유가족들이 제 풀에 쓰러지기만을 기다리니 우리나라에 정치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결국 정부의 공권력이 개입해서 참사가 일어났으니, 정부가 손을 써서 해결해야 하는 일 아닌가. 그렇게 처참하게 가족들을 잃어버린 이들보다 불쌍한 사람이 있느냐. 어느 정도의 분풀이는 있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그들을 폭력적으로 대하며 분이 풀리기도 전에 끌어내면 그 분노가 다 어디로 가겠는가.”며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지 않는 이명박 정부의 태도를 지적했다.   

용산참사 현장에서 매일 미사를 봉헌하며 유족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사제들에 대한 경찰의 폭행사건과 관련해서 “경찰의 물리적 진압을 견디다 못한 사제들이 함께 몸으로 대항하는 경우도 있고, 경찰이 이런 것을 사진으로 찍어 자신들의 정당성을 항변하기도 하는데 사제들은 경찰이 때리면 맞아야 한다고 얘기한다”면서 “경찰도 사제들이 유족들의 마음을 안정시켜 극단으로 가는 것을 막아주는 완충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오히려 그렇게 막 대하지 않고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지난 6월 24일 사제들에 대한 폭행사건을 사과하기 위해 명동 주교관을 방문했던 조현배 용산경찰서장이 김운회 주교에게 경찰측에서 채증한 사진자료 가운데 농성자들과 사제들의 과격한 인상을 보여주는 것만 골라서 제시하며 경찰 입장을 변호한 데 따른 말이었다.  

한편 김운회 주교는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바라보는 교회의 시선에 대해서도 두루 언급했다. 그는 혜화동 동성고등학교에서 재직한 경험을 들어 “우리 반에 저 꼴통만 없으면 모범반이 될 텐데 하지만 그 꼴통이 사라지면 꼭 다른 꼴통이 나오더라”면서 “그들이 없는 세상이 아니라 그들과 더불어 어울리는 곳이 바로 하느님이 말씀한 천국”이라고 했다. “비장애인과 부자와 선한 사람만이 있는 곳이 아니라 강·약자와 빈부와 선악이 서로 용서하고 사랑하고 배려하는 곳이 천국”이라는 것이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김 주교는 북한문제에 대해서도 인민은 안중에 없이 정권 안보에만 매달리는 벼랑 끝 전술이나 미국이나 서구의 비자를 가진 사람들에겐 평양 외 지역도 개방하면서 유독 가장 많이 돕는 남쪽 사람들에겐 종교인들에게조차 평양 이외 지역의 개방을 꺼리는 북한의 이중적 태도가 이해하기 어렵지만, 무엇이건 힘이 없는 쪽이 먼저 손을 내밀고 대화의 물꼬를 트기는 어려운 만큼 경제력과 힘이 있는 남쪽이 용서와 대화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김 주교는 남한 정부가 “아무리 어려워도 종교인들이나 민간의 인도주의적인 창구를 닫지는 말아야 한다”고 했다. 

정부의 4대강 정비 사업에 대해서도 “정부가 그런 일에 매달리는 이유가 뭐냐”고 답답해 했다. 그는 “사천성 대지진 이후 세계 최대 댐인 샨샤댐에 대한 위험 경고가 나왔듯이 자연의 흐름을 인공적으로 막으면 자연의 재앙을 불러오게 된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시 치적으로 자랑하는 청계천 개발 역시 "장발이나 판타롱이 한때는 멋의 상징으로 보였다가 때가 지나면 촌스러움의 상징"이 되듯이, 멀리 보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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