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저녁 7시 미사가 끝나고 문화제가 끝나면,
유가족들은 서둘러서 열사들이 차게 누워 있는 순천향 병원으로 향한다.
병원에 가면 남은 가족들이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있다.
수배되어 있는 사람들도 그곳에 함께 갇혀(?) 있다.
다섯달이 넘게 그렇게 지내고 있다.
아침이 되면 아이들 다 학교 챙겨보내고 이곳으로 온다.

우리들이 이곳에 자리를 펴고 앉은 다음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당연히(?) 두손이 무겁게 찾아온다.
머 이런 걸 다! ^^
천막에 먹을 것이, 마실 것이 많아졌다.
단식을 안하니까 참 다행이다.
먹을 수 있어서......

그런데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이 있다.
유가족의 아이들이다.
이곳에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우리 눈에 안보인다.
사랑하는 아빠를 잃은 슬픔과 아무 해결이 없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슬픔을 참으며 병원에서 학교를 다니며 착하고 고맙게 견디어 주고 있다.
눈에 안보인다고 잊을 수 있을까?

오늘 빵이랑 떡이랑 머 이런 것들이 들어왔다.
배고파서 하나를 먹는데 옆에서 데레사가 주섬주섬 그것들 챙긴다.
병원에 있는 아이들하고 그곳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 가져다 준다고.
막 자라는 아이들인데....... 안타깝다.
여기는 머가 많이 들어오는 데 그곳은 뜸하게 들어온단다.
그래서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어보았더니...
아무거나 다.... 라고 겸연쩍게 답한다.
아무거나 다.
참 어려운 말이다.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신부들은 애들을 키우지 않으니까 알 수가 있어야지......)

이곳에 올 때 함께 생각했으면 좋겠다.
병원에 차가운 냉동고에 누워있는 열사들을...
그곳에서 다섯달이 넘게 살아가고 있는 열사들의 가족들을......
꿋꿋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들을......

▲육시경을 하시는 송영호, 이강서, 이영우, 나승구 신부님.

▲안동교구 신부님들이 오셨습니다. 송영호, 김진조, 정도영, 정철환, 나승구 신부님.

▲조문하는 시민들.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대전에서 온 부부.

▲'이 시대의 골고타 용산' 십자가의 길 현수막 앞에 선 신부님들.

▲기도장에 앉아 계시는 수녀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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