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영풍제련소는 양파 껍질입니다. 우리는 양파 껍질을 하나하나 벗기듯 영풍제련소의 과거와 현재를 집요하게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일제강점기에서부터 해방 전후사 그리고 5.16쿠데타 이후의 ㈜영풍의 성장사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해야 합니다. 영풍의 자본이 어떻게 석포를 소유하고 낙동강을 소유했는지를 질문해야 합니다. 제련기술자로 시작했던 영풍 자본이 어떻게 자연생태계와 시민들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침해하고, 어떠한 비리와 만행을 통해 지금의 ㈜영풍을 일구었는지 질문해야 합니다. 또한 한국 천민자본주의가 권력과 결합하여 얼마나 쉽게 절묘한 ‘조직범죄집단’이 되었는지 질문해야 합니다. 한국에서의 권력은 곧 자본입니다. 자본은 곧 권력입니다. 그들의 인맥은 혼맥으로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비호하며 뱀들처럼 얽혀 있고, 문어발 식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자를 수 있는 유일한 힘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며, 직접민주주의이며 새로운 비전입니다. 성장 그 자체를 위한 끝없는 성장 논리로부터 해방된 생태적 민주주의의 실천입니다. 최소한 지난 48년의 영풍제련소는 적폐 중의 적폐입니다. 영풍제련소가 자행하고 있는 낙동강 최상류에서의 불법과 무법의 범죄행위는 단죄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므로 영풍제련소는 더 늦기 전에 수치스러운 과거를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치부를 낱낱이 드러내고 고백함으로써 불법과 무법의 범죄 행위를 끊어야 합니다. 그것만이 ㈜영풍이 영원히 살 수 있는 길입니다. 그 첫걸음으로 석포 영풍제련소를 폐업 또는 이전해야 합니다. 영풍제련소의 폐업과 이전의 전제 조건은 영풍제련소 노동자들과 석포 주민들의 생존권을 담보해야 합니다. ㈜영풍은 그동안 자연과 노동을 착취하며 취했던 이익을 자연과 노동에게로 환원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영풍 자본의 참회의 자기고백을 기다리겠습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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