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영풍제련소는 낙동강 최상류에 있으며, 하천부지를 불법폐기물로 성토 매립하여 공장을 건설하다 보니 침출수와 이로 인한 수질오염이 심각하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78개의 대기 배출시설에서 쏟아내는 다량의 중금속 오염물질은 대기와 토양과 수질을 오염하고 있다. 영풍제련소를 이전 또는 폐업하지 않으면 낙동강을 생명의 젖줄로 살고 있는 1300만 영남인들과 자연생태계 뭇 생명들의 삶의 터는 완전히 파괴되고 말 것이다. ⓒ장영식

자본의 끝없는 탐욕은 물의 고갈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은 참담했습니다. 나쁜 정치인들과 못된 토건세력의 탐욕을 위해 전국의 강은 황폐화되었습니다. 4대강 사업의 선전전에 동원된 거짓 전문가들은 자연을 보존과 미래세대의 벗으로 존중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연을 오로지 사익을 추구하기 위한 착취의 대상으로만 보았습니다.

낙동강 최상류인 봉화군 석포면의 영풍제련소는 상상하기 힘든 충격 그 자체입니다. 1970년부터 48년간 지역 주민을 기만하고, 온갖 불법으로 자연과 노동을 착취한 결과는 참혹함 그 자체입니다. 영풍제련소에서 쏟아 내는 아황산가스 등의 오염물질은 석포지역과 낙동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영풍제련소에서 토해 내는 숱한 중금속 오염 물질들은 다양한 생물종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미 안동댐은 수많은 물고기와 조류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습니다. 땅과 강이 병들어 있습니다. 대기도 병들어 있습니다. 석포의 대기와 땅과 강 속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최대 460배의 중금속으로 오염되어 있습니다. 그 땅에서 고랭지 채소가 나오고, 그 물을 1300만 영남권 시민들과 자연생태계의 뭇 생명들이 먹고 있습니다.

물은 인간 생존에 필수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은 보편적 인권입니다. 물은 침해할 수 없는 존엄에 맞갖은 생명권입니다.('찬미하소서', 30항 참조) 물은 자본의 부당한 이익을 위해 독점될 수도 없습니다. 물은 우리와 함께 삶을 나누는 형제이며 자매이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정치권은 더 늦기 전에 낙동강을 살려내야 합니다. 낙동강을 살리는 첫걸음은 석포 영풍제련소의 이전 또는 폐업임을 회피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