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본사 앞에서 할머니들 알몸 시위..

▲ STX본사 앞 농성을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이 수정마을 주민들을 연행하고 있다.

6월 29일 마산 수정만에서 올라온 100여 명의 주민들이 서울역 STX 본사 앞에서 삭발을 하고 조선기자재공장 유치반대 농성을 하는 과정에서 9명의 주민들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이날 수정마을 STX 유치반대 주민대책위원회는 “주민이 반대하면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하더니 왜 사업을 계속 추진하느냐”면서 오전 10시부터 기자회견을 갖고 두 분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항의의 표시로 삭발했다. 이들의 농성으로 STX측은 주민들의 면담요구에 응했으나, 최형진 전무 등은 위임장도 없이 나와 "주민들이 반대하면 투자를 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그 약속을 문서로 제출해 달라는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회사측에서 보인 성의는 본사 건물 앞에 "수정만 주민들이 반대하면 투자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쪽지 한 장을 붙인 것뿐이다.

결국 오후 2시30분경에는 경찰들이 에워싼 가운데 분노한 주민들이 본사 건물 진입을 위해 몸싸움을 벌였고, 남대문 경찰서에서는 줄곧 해산명령을 내렸다. 이에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수녀원의 장 요세파 수녀는 경찰들에게 "진실을 알아야 한다"며 상황설명을 하고 이해를 촉구했으며, 경찰측에선 "제발 진정해 달라"고 자제를 요청했다. 

이번 STX 본사 앞 농성은 밤까지 계속 이어졌으며, 7시에 용산에서 생명평화를 마친 문정현 신부 등 미사 참석자들이 STX본사 농성에 합류하고 강기갑 의원도 재차 방문했다. 그러나 강기갑 의원이 돌아간 뒤 9시 50경에 문정현 신부의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민들을 에워싼 경찰병력의 바깥에 머물고 있던 주민들을 대상으로 경찰이 연행을 시도하여, 권택농(68세)씨 등 9명의 주민들이 노원경찰서로 연행되었다. 

경찰의 연행은 농성을 풀기 위한 인질의 성격을 가졌다고 비난받는 가운데, 결국 30일 새벽 1시경 수정마을 주민들이 농성을 풀고 노원경찰서로 가서 연행된 9명의 주민을 돌려받아 마산 수정마을로 되돌아 갔다. 이번 농성과정에서 경찰과 승강이를 벌이다가 주민들은 온몸에 멍이 들었다. 

STX본사측에서 화장실을 쓰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일부 주민들은 본사 사옥 인근에서 항의성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는데, 이들의 이러한 무리한 행동에 대해 장 요세파 수녀는 "주민들 가운데 몇 사람을 빼고는 대부분 수정마을 떠나면 먹고살 길이 없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웃통을 벗는 등의 과격한 행동에 대해 "이분들이라고 체면이 없는 게 아닌데, 어떻게든  조선기자재공장을 막아보려는 안간힘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데모를 하고 나선 옷을 못 벗겠다고 할머니들이 말한다"면서 "이렇게 강하게 나오지 않으면 들은 척도 안 하는 사회, 꼭 집회나 시위를 해야 알아주는 세상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수정마을 주민대책위원회는 2007년 11월부터 수정만에 STX 조선기자재 공장용지가 들어서는 것에 반대해왔으며, 지난 6월 5일부터는 마산교구청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해서 오늘로 27일째가 되었으며, 다음주 월요일인 7월 6일 천주교 마산교구 상남동성당에서 저녁 7시30분에 열리는 전국사제 시국미사에 참석해서 수정만 STX조선기자재공장 유치의 문제점을 알릴 예정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사진제공: 우리농살리기운동본부>

▲ 진보신당 노회찬 의원이 주민들 앞에서 지지발언을하고 있다. 이날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의원도 참석해서 발언했다.

▲ 주민들이 사장면담을 요구하며 본사 앞으로 밀려들고 있다.

▲ 경찰은 주민들을 계속 채증했다.

▲ 주민들이 웃통을 벗고 시위하고 있다.

▲ 경찰병력의 완간히 방어벽 한가운데 섬 처럼 고립되어 앉아 있는 트라피스트회 수녀들.

▲ 이날 농성은 밤늦게까지 진행되었다.

▲ 경찰병력이 지키는 가운데 9명의 주민들이 노원경찰서로 연행되었다가 새벽에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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