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바티칸 방문, 베드로 대성당 특별미사

문재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면담을 하루 앞두고 17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주례로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특별미사가 봉헌됐다.

이 미사는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는 135명의 한국 사제가 공동으로 집전했고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유럽 순방단, 전 주한 교황대사인 몬테리시 추기경 등 교황청 관계자, 교민이 참례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미사를 시작하며 우리말로 문 대통령 부부를 환영한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그는 강론에서 “하느님께 온 세상의 평화를 위한 선물을 간청”하며 “특별히 오랫동안 긴장과 분열을 겪은 한반도에도 평화라는 단어가 충만히 울려 퍼지도록 간구하자”고 말했다.

그는 “하느님에게서 오는 평화는 추상적이거나 저 멀리 있는 관념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삶의 매일의 여정에 구체적으로 체험되는 경험”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여러 차례 말씀하셨듯이 하느님에게서 오는 평화는 고난 가운데서의 평화”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바오로 6세 교황이 1968년 1월 1일을 제1차 세계 평화의 날로 선포할 때 한 말인 “세상이 평화를 사랑하고 건설하며 방어하도록 그리고 오늘날 되살아나고 있는 전쟁을 야기할 수 있는 상황들에 맞서도록 세상을 교육하고, 우리 시대의 사람들과 다가올 세대 사람들의 마음속에 진리와 정의, 자유와 사랑 위에 세워지는 평화에 대한 감각과 사랑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를 인용하며 평화를 강조했다.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첫 일정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해 기념 연설을 했다. (사진 출처 = 청와대)

미사 뒤 곧바로 문 대통령의 기념사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에서는 역사적이며 감격스러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비무장지대의 무기와 감시초소 철수, 지뢰 제거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무력충돌이 있어 왔던 서해 바다는 평화와 협력의 수역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도하고, 평창 동계 올림픽 때 교황청 대표단 파견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강력하게 지지해 준 것에 “교황 성하께서는 평화를 향한 우리의 여정을 축복해 주셨고, 기도로써 동행해 주셨다”면서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그는 “인류는 그동안 전쟁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써 왔고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고 “오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한 교황대사관에 따르면 예정대로 18일에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만난다.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과 북미 관계 및 교황의 북한 방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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