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티에레스 신부] 10월 21일(연중 제29주일) 마르 10,35-45

마르코 복음서 8장 22절부터 10장 52절까지에는 제자 됨에 대한 가르침이 담겨 있다. 연중 마지막 주일들을 위한 독서는 이 부분으로부터 뽑은 것이다. 오늘의 말씀은 제자 됨의 핵심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제자들의 길

위에 말한 부분에서 여러 번 마르코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길에 있었다”(마르 10,32)고 말한다. 주님을 따르는 것은 길을 떠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성경의 고전적 표현을 사용하면서 마르코 복음사가는 그가 이해하는 제자 됨을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제자 됨의 여정은 앞으로 전진하고 뒤로 가는 것, 분명하게 또한 암흑 속에서 가는 것이다. 마르코는 이 과정의 복잡함들에 대하여 날카롭게, 예민하게 깨어 있다. 결코 부패하지 않고 정직하게 마르코 사가는 자주 제자들의 신앙에 있어 부족한 부분들을 우리로 하여금 보게 한다.

예수님의 가장 가까운 제자 두 사람이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 주십시오”(마르 10,37)라고 말할 때, 우리는 그들의 혼란을 알아볼 수 있다. 주님은 그들에게 그분처럼, 생명의 나라를 선언하기 위하여 고통과 죽음의 대가를(“잔”과 “세례”) 받아들일 수 있는지 물음으로써 대답한다. 예수님의 이 선언은 이미 베드로의 초기 거부를 일으켰던 적이 있다.(마르 8,31-32) “고통받는 종”(이사 53,10-11)인 그리스도가 그분의 추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은(마르 10,39-40)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복종하는 것이다.

예수는 하느님나라는 어린아이처럼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미지 출처 = en.wikipedia.org)

권력의 의미

다른 제자들은 야고보와 요한에게 화를 낸다. 그들이 예수님의 메시지를 잘못 알아들어서가 아니라, 실제로는 그들 모두가 찾고 있었던 것을 두 사람이 나서서 청했기 때문이었다.(마르 10,41) 사실 하느님나라를 받아들이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제자 됨에 있어 심각한 타락은 그리스도인들로서 우리의 조건이나 교회 안의 우리 책임들이 우리에게 “통치자”(10,42)로서의 권력을 주고, 다른 이들에게 군림하도록 해 준다고 믿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 사회의 가장 막강한 이들이 차지하는 우월한 자리에 따라오는 개인적 영광에 매달린다.

메시아이신 예수님은 지배 질서를 전도시킨다. 그분은 제자들로 하여금 시작한 여정을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면서 가장 위대한 이는 섬기는 사람이고, 첫째가 되려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10,43-44)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구원의 전환이며 복음적 메시지의 중심 요인이 된다. 이 메시지는 주님 자신으로부터 시작되는데, 그분은 우리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고,(히브 4,14-16)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

섬긴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상황이 계속되도록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섬김은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태도를 의미하며, 인간적이고 정의롭고 사랑스러운 세상을 건설하려는 노력과 지식을 의미한다. 복음이 거부하는 것은 지배하는 권력이며, “지도자”로 인정받으려는 욕망이다. 복음은 효과적 연대로서의 권력을 거부하지 않는다. 우리 시대에 인류의 삼분의 이가 겪고 있는 굶주림과 권위적 정부에 의한 끊임없는 인권침해를 볼 때, 우리는 우리가 있는 자리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소외된 이들을 섬기는 데 사용하고, 수많은 사람을 배제시키는 오늘의 불의를 변혁시키는 일이 얼마나 긴급한가를 깨닫게 된다.

구스타보 구티에레스 신부
1928년 페루 리마 출생. 의대를 졸업한 뒤에 사제로 살기로 결단했다. 사제가 된 뒤에는 리마 가톨릭대학에서 신학과 사회과학을 가르치면서 리마 빈민지역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목을 했다. 대표적인 해방신학자로 빈민의 관점에서 복음을 증거해 왔다. 주요 저술로는 "해방신학"(1971)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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