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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에바다장애인복지관 폐관 위기시민들 폐관 철회, 대책위 결성

사회복지법인 에바다복지회가 운영하고 있는 경기 평택의 에바다 장애인종합복지관(복지관)이 오는 10월 8일로 폐관될 상황에서 평택 시민들이 폐관 철회와 "비민주" 이사 퇴진을 촉구하며 23일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를 꾸렸다.

에바다복지회 이사회는 재정 악화와 노조와의 갈등 등을 이유로 종사자, 부모, 이용인 등과 협의 없이 7월 9일 평택시에 시설 폐지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복지관 폐관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모여 두 차례의 준비모임과 시민토론회를 통해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이번 대책위가 결성됐다.

대책위는 종합복지관 폐관 결정에 참여한 이사 5명의 퇴진과 폐관 철회를 요구하며, 하루 200여 명의 장애인이 이용하는 복지관을 장애인을 위한 시설, 시민의 법인이자 공공재로 만들자는 목표로 활동을 시작한다.

대책위 운영위원장을 맡은 이은우 평택시민재단 이사장은 “복지회는 복지관을 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 같다면서 이는 매각을 통한 이익금으로 “재단 내 학교 등에 더 투자하겠다는 의도이며 노조와의 단체협상 문제를 폐관 이유로 삼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복지회 이사회는 폐관 신청 전인 지난 4월 7일 평택시에 복지관을 30억 원에 인수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평택시는 거부한 바 있다.

대책위 공동위원장으로 선임된 수원교구 최재철 신부는 “복지회가 복지관을 운영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이지 폐관의 이유를 노조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대책위 참가자들은 복지회가 공공의 성격을 띤 복지관을 사유재산처럼 팔거나 일방적으로 폐관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1996년부터 7년 동안 에바다를 정상화하기 위해 투쟁했던 성과들이 사유화되어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바다복지회는 1996년 재단비리, 장애인 인권유린, 원생 의문사, 미군 성추행 등을 일부 원생들이 폭로하면서 비리재단 퇴진과 민주재단 구성을 위해 많은 이들이 싸워 2003년부터 운영이 정상화됐다.

23일 평택시민재단 회의실에서 '에바다 장애인종합복지관 폐관 철회와 비민주 이사 퇴진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김수나 기자

복지회는 2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노조가 장애인 노동의 수익금, 행사기부금, 후원금 등을 직원 인건비로 가져 갔고, 후원물품을 불법으로 처분했으며, 근거 없는 안식월 사용 및 그에 따른 인건비를 집행한 것 등 노조의 잘못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신현석 씨는 수익금과 후원금을 수당으로 지급하는 문제는 “노조나 개별 직원이 처리할 수 없는 복지관 차원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후원물품 불법 처리 주장에 대해서는 “후원품의 현실 가액이 높게 산정됐고, 사용이 거의 불가능한 물품이라 고물로 넘긴 것인데 마치 노조가 착복한 것처럼 주장한다.”고 반박했다. 안식월 또한 “직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복지회가 먼저 제안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송치용 경기도의회 의원은 “노사협상에 따라 받기로 한 것을 받은 것이고, (복지회의 주장은) 노조가 해명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정 문제가 된다면 다시 협상을 해야지 노조를 욕하며 폐관해 버린다는 것은 무책임한 사용자”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복지회의 전 이사였던 김용한 씨도 “민주적인 단협안을 이사회가 책임지기 위해 노력해야지 노조에게 그걸 내려놔라, 돈 받아 가면 운영 못한다고 하면 안 된다.”면서 “10년 넘게 복지관이 잘 운영됐고, 단협안도 잘 집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사회가 아무런 수익사업을 하지 않아 재정 문제가 생긴 것인데, 노조가 돈을 과하게 착복했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평택시 비전동 성당 주임일 때부터 에바다 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한 수원교구 최재철 신부는 “폐관의 이유가 노조와 직원의 부도덕한 문제로 전가되는 것이 문제이고, 노조가 없었으면 하는 것”이 진짜 이유라면서 “노조와 합의해서 결정하는 구조가 자꾸 걸림돌이 되니까 노조를 없애 버리려 하는” 의도라고 봤다.

그는 “장애인을 위해 싸우고 노사관계의 민주화를 이루어 보겠다던 진보세력이, 예전에 자신들이 맞서 싸우던 욕심 가득한 고용주처럼 변질되어 가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종북 빨갱이 신부로 욕먹다가 이제는 '사이비 민주인사'라는 욕을 먹고 있지만 그리스도인의 양심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대책위 참가의 이유를 밝혔다.

평택 비전동 성당에 다니는 정영금 씨는 “평택시에는 에바다와 송탄북부 장애인복지관 정도뿐 변변한 장애인시설이 없다. 이용대기자가 넘쳐 수많은 장애인이 가정에 방치되고 있다.”며 “에바다를 이용하는 당사자는 아니지만 복지관 폐관을 막고 싶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건 힘없는 우리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오는 9월 4일 오전 평택시 팽성읍에 있는 복지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추석 전에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시민대토론회를 마련하고, 복지관과 노조, 연대단체들에 토론회 참여를 제안하기로 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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