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해고승무원 복직 기쁨 나눠

전국철도노동조합 KTX승무지부는 22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12년 동안의 투쟁을 돌아보고 복직의 기쁨을 나누며, 한국철도공사에 승무업무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문화제를 열었다.

‘다시 빛날 우리’라는 제목으로 열린 문화제에는 해고 승무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 조계종 노동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비정규직대책위,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등 종교단체와 정당, 노동자 연대 단체, 공공운수노조 관계자,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오프닝영상 상영과 노동계, 종교계, 정당 관계자들의 인사말, 문화공연, 투쟁영상 상영, 토크콘서트, 해고승무원 단체 사진 촬영으로 문화제가 진행됐다.

오프닝영상에서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정수용 신부는 “앞으로 더 행복하시고, 가난한 이웃들을 기억하는 멋진 승무원들이 되시길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문화제에 참석한 부산교구 유상우 신부는 “이 자리가 있기까지 고통과 애환의 12년을 감히 누가 쉽게 공감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면서 문화제는 “우리가 항상 함께하면서 서로에게 힘을 주고받는 데 그 뜻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자리에서 느꼈던 기쁨이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아파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새로운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사회를 맡은 최광기 씨는 “투쟁조끼만 입었던 분들이 이제 고운 옷을 입고 왔다. 시간도 표정도 삶도 이제 다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란다”면서 KTX해고승무원들의 승리는 “전체 비정규노동자들의 승리”라고 축하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문화제에 찾아온 장기투쟁 사업장인 쌍용차, 콜트콜텍, 파인텍, 세종호텔 노동자들에게 “동지들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박수와 함성으로 응원했다.

22일 어울림 한마당 '토크콘서트'에서 전국철도노조 KTX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수나 기자

노동계, 종교계, 정당 관계자들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김갑수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진심으로 복직을 축하”하며 “우리만의 승리가 아니다. 그동안 싸워 온 비정규 장기투쟁 노동자들에게 조그만 힘과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철도노조에게 두 가지 남은 과제가 있다며 “아직도 철도공사 정규업무로 확정되지 않은 승무업무를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을 해서 승무원들이 빨리 철도를 탈 수 있도록 하고, 철도 내 비정규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되도록 하자”고 촉구했다.

세종호텔 박춘자 지부장도 “8년째 투쟁하고 있는데 가장 힘든 게 포기하지 않고 인내심을 갖는 것인데, 너무 쉽지 않다. 우리도 승리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남은 사업장들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싸워 반드시 승리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정치계를 대표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항상 조끼 입은 모습만 봤는데 차려 입은 모습을 보니 복직이 되긴 됐구나 싶었다.”면서 해고승무원들의 승리가 “쌍용차, 콜트콜텍, 세종호텔, 전교조 등 많은 노동자들에게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KTX대책위 사회노동위원장 혜문 스님은 “180명의 직접고용이 10여 년 싸워 온 보상의 전부”가 아니며, “무수한 고통에 대한 자그만 결실이지만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는 데 작은 열매가 된 것이 무한한 기쁨과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잔악한 자본과 공권력에도 질기게 버틴 꽃다운 청춘들의 마지막 꽃잎이 질기게 남아 승리의 열매를 맺었다.”고 했다. 

성공회 송경용 신부는 “기나긴 시간 몸과 마음과 시대적 과제 다른 사람의 아픔과 소망을 갈아 넣어서 길거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한길을 걸어간 것을 보면 (해고승무원들이) 수도승 같다”며 수도자로서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각계 인사들의 인사말에 이어, 해고승무원들은 12년간 거리집회, 점거, 고공농성, 천막생활, 경찰과 대치하는 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거나 웃음 지었다.

지난 7월 21일 전국철도노동조합과 한국철도공사는 KTX 해고 승무원 복직에 합의했다. KTX 해고 승무원들은 한국철도공사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2006년부터 단식, 삭발, 고공철탑 시위, 천막농성, 민사소송 등으로 맞서 싸웠다.

채용은 올해부터 시작해 2019년 하반기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해고 승무원들은 먼저 사무영업 분야로 채용되며, 이후에 철도공사가 KTX승무업무를 직접 맡게 되면 승무원 분야로 바꿔 배치된다.

22일 서울 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KTX해고승무원 직접고용 어울림 한마당'이 열렸다.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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