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휴대폰 재활용은 정의와 평화의 문제"

인천교구 환경사목부가 폐휴대폰 수거 재활용 운동을 다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천교구는 2008년부터 폐휴대폰 수거 재활용 운동을 진행해 왔으나, 스마트폰 보급이 크게 늘면서 최근 2-3년간 폐휴대폰 수거량이 급감해 주춤한 상태였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고휴대폰을 여러 개 갖고 있는 경우는 전체 보유자의 33.1퍼센트다. 그중 스마트폰이 68퍼센트, 일반폰이 32퍼센트다. 

중고폰을 보유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 37.3퍼센트, 단순보관 33.2퍼센트다. 

환경사목부는 지난 6월 교구의 모든 본당에 보낸 공문에서 “자원순환의 시급함과 아프리카지역 상황의 정의, 평화적 차원에서 한시라도 미룰 수 없어" 수거 운동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환경사목부 정성일 신부는 “폐휴대폰 재활용이 환경파괴뿐 아니라 정의와 평화의 문제로 연결되는 더 큰 차원의 운동”이고 “창조주의 자녀로서 자연과 이웃을 돌보는 신앙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휴대폰 제조에 꼭 필요한 ‘콜탄’이 아프리카 콩고에서 다량 채굴되는 과정에서 열대우림이 파괴되어 고릴라 서식지가 사라지고, 4만여 명의 어린이가 안전도구 없이 12시간 노동에 1달러를 버는 착취에 시달리며, 자원 전쟁으로까지 이어진다.”며, “자원과 사람 모든 것의 평화가 깨지는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교구는 각 본당 사무실에 폐휴대폰 수거함을 마련해 놓고, 휴대폰뿐 아니라 MP3, 전자사전 등 소형 전기전자폐기물도 모으고 있다. 정 신부는 현재 신자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신자가 수거함에 폐휴대폰을 넣고 있다. (사진 출처 =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폐휴대폰 수거 운동은 인천교구에 이어 지난 2009년 당시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대표인 인천교구 황상근 신부의 제안으로, 창조보전연대 회원단체를 중심으로 전국 대부분 교구의 본당으로 확대됐고, 현재까지 서울, 광주, 대구, 부산, 인천, 의정부, 청주교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창조보전연대 대표 양기석 신부는 “폐휴대폰 수거는 우리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휴대폰으로 지구 반대편의 가난한 이들이 착취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운동"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 삶의 방식이 내가 모르는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주며, 소비지향적 삶의 방식이 가져온 기후변화로 가난한 이들이 고통 받는 상황을 바꾸는 활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9년 당시 수거운동으로 모인 수익금 전액은 아프리카 콩고 현지에 우물, 태양광발전소, 학교 건립 및 교육 지원 등에 쓰였다. 이번에 모일 수익금은 창조보전연대에서 제3세계 환경난민과 국내 환경개선 관련 사업 등에 쓰일 예정이다.

한편, 환경부에 따르면 폐휴대폰 한 대에는 금 0.034그램, 은 0.2그램, 팔라듐 0.015그램, 구리 10.5그램, 코발트 6그램 등이 들어 있다.

이처럼 폐휴대폰이 버려지면 중금속과 유해물질로 환경이 오염되거나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있지만, 재활용하면 중요한 금속자원을 얻을 수 있다. 

폐휴대폰 재활용 처리를 맡고 있는 한국전자제품 자원순환공제조합에 따르면 2018년 폐휴대폰 수거실적은 7월 31일 기준, 회수 의무량 1584톤에 실제 회수량은 9톤이다. 이중 생산자가 회수한 양은 4톤, 방문수거와 지자체는 3톤, 매입은 2톤, 판매자는 0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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