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전국 사제단 시국기도회 용산에서 열려

▲영정 앞에 촛불을 올리고 있는 수녀들.(사진/김용길)

지난 19일, 20일, 21일에 걸쳐 공권력들이 과도하게 시민을 제압하고 사제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22일에는 용산 유가족과 사제들을 걱정하는 신자들이 용산으로 몰려와 용산참사의 올바르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제1차 전국 사제단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이 시국기도회는 전국사제단이 지난 6월 15일 시국선언을 하면서 실천방안으로 결의한 것 중 하나인데, 매주 월요일 교구 단위로 시국기도회를 열기로 한 것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사제 60여명과 수도자와 신자 약450여명이 참석하여 민주주의를 향한 뜨거운 마음을 함께 모았다.

미사를 집전한 나승구 신부(서울대교구 신월동성당 주임)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프고 슬픈 곳이 용산이며, 이 시대에 가장 슬프고 불행한 이들이 용산 유가족”이라면서 “점점 멀어져가는 민주주의와 남과 북, 가난한 이들의 모습을 다시 찾기 위해, 어머니이신 대지 위에 함께 사는 그날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면서 미사를 이끌어나갔다.

강론을 맡은 임용환신부(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삼양동선교본당) "위선자야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하는 성경을 인용하며, "이 말에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에 서는 것이 부끄럽다. 나는 과연 내가 외치는 만큼 생명과 평화의 삶을 살고 있는지 부끄럽다"며 고백했다. 그러나 그는 "이 곳의 한이 나의 부끄러움보다 크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사제 1265명이 한 목소리를 내고 가톨릭 교수신부 78명이 시국선언을 하는 등 국민은 소통을 원하고 있는데 정부는 국민을 속이고 있다. 우리의 목소리을 더 높여서 이 나라의 생명ㆍ평화ㆍ정의를 이루어내자"고 말했다.

▲유가족들이 기도회에서 마음을 모아 이야기를 하고 있다.(사진/김용길)
용산철거민인 최순경씨는 "용산에 오시는 신부님들이 우리의 벽이 되어 우리는 희망에 차 있다"면서 시국기도회에 함께 하고 있는 전국사제들에게 감사의 표현을 잊지 않았다. 그는 또 "우리는 이미 승리했다. 진실은 이미 밝혀졌지만 그들이 인정하지 않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고 윤용환씨의 처는 "아이들이 순천향 병원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용산에 오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에게 힘을 주기 때문에 힘들지 않다"면서, "올바른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사랑으로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미사 후,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난 1월 20일부터 6월 21일까지 용산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는 공권력 남용의 실상을 짧은 동영상으로 편집하여 방영했는데, 동영상을 본 참석자들은 할 말을 잃어 500여명이 자리한 남일당건물 골목은 잠시동안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한편, 다음주 월요일인 6월 29일에 제2차 시국기도회가 용산참사현장에서 열리며, 3차 기도회 장소와 일정은 추후에 공지할 예정이다.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사진/김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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