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의 시노드 권한, 관구별 자치, 평신도 참여"에서

가톨릭교회와 성공회 간의 공식 대화기구인 가톨릭-성공회 국제위원회가 7월 2일, 조용히 13년 만의 첫 보고서를 냈다. 두 교단이 각자의 교회적 권위를 지방, 지역, 그리고 세계 차원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고 있는지 살펴보고 서로 배울 바에 초점을 뒀다.

예를 들어 가톨릭교회는 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를 순전히 교황을 위한 “자문기구”로만 운영하고 있는데 시노드에 더 큰 통치권을 주고 있는 성공회에서 배울 바가 있으며, 관구 단위로 움직이는 성공회의 운영구조에서 지역교회 지도자들이 때때로 로마로부터 더 독립적으로 움직이도록 힘을 줄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다.

“길을 함께 걸으며: 교회가 되기를 배우기 – 지방적, 지역적, 보편적”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 담긴 여러 결론 가운데 하나는 “로마 가톨릭교회는 성공회의 모든 차원에 존재하는 열리고 솔직한 토론의 문화에서 배울 수 있다”고 쓰여 있다.

“(성공회 사례는) 시노드에 심의 역할을 허용할 가능성을 보여 주고, 나아가 (나라별, 지역별) 주교회의의 권한을 더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또한 가톨릭교회는 “성공회 생활의 모든 차원에서 의사결정 구조에 평신도를 포함하는 데서 많이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회는 1966년의 바오로 6세 교황과 성공회의 캔터베리 대주교인 마이클 램지 간의 역사적 만남에 이어 구성된 뒤 1970년에 활동을 시작했다. 1년 뒤에 두 교회 간의 성체 교리에 관한 첫 문서를 내놓았고, 그 뒤로 서품, 권위(권한), 구원 등 폭넓은 문제에 관해 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2005-10년 사이에는 미국 성공회의 뉴햄프셔 교구에서 공개적인 동성애자로 당시 동거상태인 진 로빈슨을 주교로 임명한 데 대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항의한 뒤 휴지기를 겪었다.

이번 문서는 지난 2017년에 양측이 합의했으나 2일에 인터넷에 조용히 올려졌다.

이 문서는 앞으로의 토론을 위한 것이지 어느 교회에서나 “권위 있는 선언”이 아니다.

보고서는 두 교회가 지역 차원과 보편 차원의 의사결정 사이에 어떻게 균형을 이루는 방법이 다른지를 검토하는 데 초점이 있다.

한 예로, 성공회는 지방의 관구들이 자기 관구 안에서 다른 (그리스도교) 교회들과 성체성사를 함께 나누는 문제에 대해 결정할 수 있지만, 가톨릭교회에서는 그런 결정권은 교황청이 갖고 있으며 전체 교회에 일괄 적용된다.

“이 차이는 가톨릭과 성공회 사이의 이해와 구조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핵심을 이룬다.”

보고서는 또한 각자의 교회 안에서 일치를 이루는 방식에 담긴 긴장들도 검토했다.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사진 출처 = ko.wikipedia.org)

가톨릭측 위원들은 여러 긴장들을 밝혔는데, 그러한 “어려움의 영역” 가운데 하나는 전 세계의 가톨릭 주교들은 공의회에 모이지 않은 상태에서도 (전체로서) 권위 있는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가톨릭 위원들은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교서 ‘남성에게만 유보된 사제 서품에 관하여’(1994)와 그의 회칙 ‘생명의 복음’(1995)에서 그러한 구속력 있는 가르침이 나왔다”고 두 문서를 언급했다. ‘남성에게만 유보된 사제 서품에 관하여’는 가톨릭교회 안에서 여성의 사제 서품을 금지한 것을 재확인했고, ‘생명의 복음’은 낙태와 안락사 등의 문제를 다뤘다.

“하지만, 이렇게 구속력 있는 가르침으로 상정되는 문서에 대한 (전 세계) 주교들의 명시적 동의를 확인하는 행위는 전혀 없었다.” “그 결과, 어떤 가르침이 교황이나... 보편공의회에 의해 구속력 있는 것으로 선포되기 전에는 어떤 가르침에 동의가 필요한지를, 주교들도 평신도들도 (평소에) 인식할 수 없다.”

가톨릭 위원들은 또한 지난 수십 년간 교황들이 행사해 온 권력들에 관해 토의하면서, 그러한 권위의 행사는 “개별 지역교회들의 사목 현실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교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권한을 행사하기보다는 로마에 너무 기꺼이 내맡기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해 왔다.” “교황청이 (특히 주교 임명과 관련해) 행사하는 의사결정 권한과 견책하는 권한은 개별 주교들과 주교회의들이 각자의 고유한 권한을 행사하기를 삼가고 거북해 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좀 뒷부분에서, 가톨릭 위원들은 가톨릭교회가 지닌 “더 큰 전체에 참여하는 것과 일치를 향한 본성(instinct)”이 어떻게 때때로 “전체 교회는 언제나 모든 문제에 관해 하나로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가정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 결과로, 심지어 문화적, 지역적 차이들이 합법적일지라도 억압되는 결과를 낳는지” 검토했다.

가톨릭교회의 일치의 검토

성공회 측에서는, 가톨릭교회 안의 “일치를 위한 의지”를 찬양하면서 성공회는 가톨릭처럼 (전 세계 교회가) 공통된 성인력과 교리서를 쓰고, 단일하며 일치된 교회법을 갖고 있는 것을 모방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성공회는 관구별 자치성을 줄이기를 저어하기는 하지만, 성공회의 생활 안에서 더 깊게 드러날 필요가 있는 전 세계적 정체성과 의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성공회측 위원들은 또한 2014년과 2015년에 가톨릭교회가 가정생활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를 치른 절차를 찬양하면서, 2016년의 교황권고 ‘사랑의 기쁨’을 낳은 이 시노드들을 성공회 신자들은 “주의 깊게 관찰했다”고 했다.

그러자 가톨릭 위원들은 성공회 모델들을 “(가톨릭의) 시노드가 현재처럼 순전히 자문기구인 데서, 교회법 안에 이미 예견된 바처럼, 심의 기구로 가기 위해서 끌어올 수도 있다”고 봤다.

결론 부분에서, 위원회는 가톨릭교회와 성공회 둘 다 서로의 경험에서 배울 수 있다고 서술했다.

“우리는 성공회는 초-지역적, 보편적 차원에서 일치에 봉사하며 발전해 온 가톨릭의 구조들과 절차들에서 배울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또한 가톨릭은 지역적, 초-지역적 차원에서 협의와 심의를 보장하기 위해 발전해 온 성공회의 구조들과 절차들에서 배울 수 있다고 믿는다.”

“두 경우에서 모두, 세례를 통해 예언자, 사제, 그리고 왕으로서 그리스도의 삼중 직무에 온전히 참여하는 평신도의 역할을 더 풍요롭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사 원문: https://www.ncronline.org/news/vatican/catholic-anglican-dialogue-document-suggests-both-churches-can-learn-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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