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원불교 남성신자 많이 늘어.. 유교, 여성신자 이탈 뚜렷
한국 남성들, 종교성이 강해졌는가?①

남성 신자 증가에 힘입은 종교 인구 증가

2005년의 성별 종교인구 분포를 살펴보면 여성이 56.4%, 남성이 49.7%로 여성들이 종교를 믿는 비율이 더 높다. 유교를 제외한 모든 종교에서 여성 신자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성별 종교인구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종교인구가 크게 늘어난 경우 남성 신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종교인구가 크게 늘은 1985년~1995년 사이에는 대부분의 종교에서 남성 신자 증가율이 여성 신자 증가율보다 높았다. 종교인구 증가세가 주춤했던 1995년~2005년 사이에도, 성장세가 두드러진 천주교와 원불교에서는 남성 신자가 더 많이 늘었다. 한편 유교는 여성 신자의 이탈 비율이 남성보다 더 두드러진다.

[그림1] 1985~1995년 사이 종교인구 증가율
(자료 :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그림2] 1995~2005년 사이 종교인구 증가율
(자료 :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남성 종교인구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개신교 실천신학대학원 조성돈 교수는 “그간 종교에서 멀리 있었던 남성들이 현대사회로 들어오면서 정신적 공허도 느끼고 삶의 여유도 가지게 되면서 종교화되고 있다”고 평하였다(기독교사상 2007년 11월호 27쪽).

이와 함께 조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남성 종교인구가 늘어나는데도 개신교에서는 오히려 남성 신자가 더 많이 이탈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그동안 이성적 합리성을 띤 남성종교성과 감성적 활력을 지닌 여성종교성이 이루던 균형이 깨지고 감성중심의 종교성향으로 치우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개신교의 흐름이 전반적으로 감성적으로 흐르게 되면서, 논리적 설득이나 합리적인 삶의 태도가 약해져 외부에 비이성적 종교집단으로 비치게 되어 개신교에서 남성 신자들이 이탈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 틀에 따라 반대로 남성 신자가 증가한 천주교와 원불교의 경우를 보면, 입문기간 동안 교리를 체계적으로 학습시키며 이성적인 신앙태도를 강조하는 천주교와 삶의 문제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유하도록 마음공부를 강조하는 원불교의 남성 종교성이 영향력을 발휘하였을 수도 있겠다. 

유교적 가치관이 남성 종교 인구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가?

남성종교성이 합리성과 이성적인 특징을 지니고 경전과 명분을 중시한다고 볼 때, 한국 종교 전통에서 남성종교성이 가장 두드러진 것은 유교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유교의 종교적 영향력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유교 신자수는 급격히 감소하였고, 일부에서는 더 이상 유교를 종교라고 볼 수 없다고까지 한다.

그러나 종교로서 유교의 영향력은 감소하더라도, 한국 사회에서 유교적 가치관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남성신자가 크게 늘은 천주교의 경우 2005년 성비는 85.5명으로 주요 종교의 성비 중에서 가장 낮지만, 유교라는 전통적 가치규범이 강한 지역에서는 남성신자의 비율이 매우 높고 또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우선, 도시지역(동부)과 농어촌지역(읍부/면부)의 성비를 살펴보면 천주교는 중소도시인 읍(邑)부와 농어촌지역인 면(面)부의 남성 신자 비율이 도시지역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 도시지역인 동(洞)부에서 천주교의 성비는 여성 100명당 남성 85.1명으로 3대 종교 중 가장 낮고, 농어촌 지역인 면부의 성비는 87.5명으로 3대 종교 중 가장 높다.

[표 ] 3대 종교 성비
(성비 : 여성 100명당 남성 인구수 / 자료 :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지역별로 천주교 신자의 성비를 살펴보면, 울산광역시(94.5명), 경상남도(89.9명), 경상북도(88.8명) 순으로 높게 나타나 영남지역의 남성 비율이 두드러진다. 1995년~2005년 사이의 성비변화를 살펴보면 모든 지역에서 성비가 높아졌는데, 특히 성비가 높은 경상남도와 경상북도는 10년 사이 성비가 4~5명 정도 높아졌다. 영남지역은 유교라는 전통적 가치규범이 강한 지역으로 지금까지도 외래종교인 기독교보다 불교세가 두드러진 지역인데, 최근 들어 이곳에서 남성 천주교 신자들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3] 지역별 천주교 신자 성비
(성비 : 여성 100명당 남성 인구수 / 자료 :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이처럼 전반적으로 전통적 가치규범이 강한 농어촌지역(면부)과 영남지역에서 천주교 남성 성비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유교적 가치관을 지닌 남성들에게 천주교가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제사허용 등 전통문화에 포용적인 태도나 강력한 교계제도로 드러나는 가부장적 위계질서가 유교적 가치관을 지닌 남성들에게 호소력을 주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해 본다. 그런데 천주교의 유교적 요소들은 여성 신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쳤을까? 천주교 남성신자 증가의 또 한 가지 특징을 짚은 후 여성신자의 문제를 다루면서 생각해 보도록 하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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