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화된 불법사진채증, 경찰에게는 합법?
무고한 시민과 사제들 폭행도 합법?

▲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수원교구 강정근 신부. 

6월 19일, 용산참사현장에서 올바른 용산참사해결을 위해 무기한 단식기도를 하고 있는 한국천주교 사제들이 경찰에 의해 폭행을 당하는 사태가 또다시 벌어졌다.

이는 지난 5월 29일, 경찰의 비호 아래 집달관과 용역이 강제명도집행 중 문정현 신부와 이강서 신부 등을 폭행한 후 또다시 일어난 사태인데다가, 최근 지식인과 종교단체, 각 시민단체 등이 반민주적인 이명박정부의 공권력남용에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져가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어서 유가족들과 사제들을 비롯한 시민들을 더욱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

이명박정부 들어 경찰의 불법 사진채증은 용산에서도 여지없이 자행되고 있는데, 이날도 사복경찰은 양해도 구하지 않고 분향소와 저녁을 먹고 있는 유가족과 활동가들을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들이 사복을 입고 현장에서 채증하던 경찰을 붙잡아 카메라를 뺏고 항의하는 가운데, 경찰은 무력으로 시민들을 밀쳐내고 사진을 채증하던 사복경찰을 빼돌렸다.

사제들은 불법적인 사진채증과 시민들을 폭행한 것에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했으나, 오히려 경찰은 중대병력으로 더 늘이고 ‘모두 다 연행하라’는 명령을 내려 그 중 한 사람이 연행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때 정의구현사제단 대표 전종훈 신부가 경찰 방패에 양쪽 팔이 찍히고, 나승구 신부는 땅바닥에 엎어져 안경이 깨어진 채 목이 짓밟히고, 이강서신부는 양 팔이 꺾여 인대가 늘어나는 등 공권력에 의한 만행이 자행됐다.

사제들은 과도한 법집행에 책임자 사과를 요구하고 도로에 텐트를 쳤으나, 경찰은 오히려 불법도로점거라며 텐트 2동을 부수고 경찰의 불법적인 사진채증과 공권력의 남용에는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 시민들의 항의에 거칠게 대응하는 경찰. 경찰의 채증과 사제폭행에 대해 항의하는 시민들은 남일당 건물 앞 도로가에 '용산문제를 해결하라'는 현수막을 치고 도로 1차선으로 나와 농성하면서 경찰에 항의했다.

사제들은 납득할만한 유감표명과 최소한의 사과를 요구하며 용산경찰서장과 수사과장, 정보과장 등과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누었으나, 경찰은 오히려 유가족과 사제들에게는 사정을 봐줘서 엄정한 법집행을 못하고 있으며, 자신들은 법대로 할뿐이라는 입장을 고집해 대화에 전혀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한편, 6월 20일은 용산참사가 일어난지 5개월째 되는 날로 오후 4시, 용산참사 현장에서 희생자들을 위한 범국민추모대회가 열린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사건 개요
오후 5시경 : 사복경찰, 분향소와 식사하는 사람들 사진채증
오후 6시경 : 시민들과 사제들, 불법적인 사진채증에 항의
                      시민 한 사람 연행(3시간 만에 풀려남)
                      전종훈, 나승구, 이강서신부 등 경찰에 의해 폭행당함
오후 7시경 : 미사 진행
오후 9시30분경: 경찰의 사과요구, 답하지 않을 경우 천막치겠다고 함 
                             경찰, 천막2동을 박살내고 불법도로점거로 범법자로 규정하고 해산명령
오후10시30분경: 중재하던 범대위 방송앰프 끊음
오후 11시 : 경찰, 철수명령하며 병력증가 (경찰 약 170명)
자정 : 사제단, 경찰서장등과 만나 사과요구
새벽 1시 : 면담 1시간동안 경찰은 불법적행위 없었다고 일관, 대화 중단
새벽 2시 30분 : 유가족과 사제단, 6월 20일 행사를 위해 정리 후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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