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아침기도 (이미지 출처 = Pixabay)

령시인의 아침기도

- 닐숨 박춘식

 

새 아침을 주시는 하느님

오늘 하느님을 몇 번 불러야 합니까

간간이, 어쩌면 더 많이

어머니 마리아 님도 부르고 싶은데

얼마나 많이 찾아야 하는지 살짝 일러 주세요

기도의 시작은 부르는 일이라고

어느 분이 가르쳐주어서 여쭈어봅니다

세수하기 전에 꼭 일러 주세요

 

주님,

저는 온종일 당신을 부르며

당신께 저의 두 손을 펴 듭니다 (시편 88:10)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8년 4월 23일 월요일)

 

대충 56년 전,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책을 애독했습니다. 책 이름도 정확히 알 수 없고 번역서라는 정도 알고 있는데,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복자가 ’하루에 하느님을 10만 번 불러야 한다’는 사적 계시를 받아 종일 하느님을 찾는 일에 몰두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루에 10만 번 하느님을 불러야 한다, 는 구절은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때 ‘하느님을 그렇게 많이 찾는다면?’ 여러 가지 의문을 가졌고, 또 빛살기도(화살기도)을 엄청 많이 바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이 들어 요즘 생각해 보니 하느님을 자주 불러야 한다는 내용에 대하여 ‘전폭적으로 맞는 말씀’이구나! 하고 새삼 깊은 느낌이 밀려옵니다. 거의 모든 기도는 주님을 부르는, 성모님이나 성인을 부르는, 단어가 제일 앞에 있습니다. 기도 자주 하는 일에는 게으름 피우지 마시기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의 독자님들에게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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