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성 요셉과 마리아의 피난길. (이미지 출처 = Max Pixel)

성 요셉 대축일 아침에

- 닐숨 박춘식

 

어느 시인은

‘낮에 보는 하늘은 가짜 하늘이다’라는

말을 했는데, 전적으로 공감하는

순간 성가정의 요셉 성인이 아련히 보이는

 

이 천 년 전

밤하늘의 놀라운 꿈을 또렷이 들으시고

별빛 가득한 사막 피난길을 걸으시고

사흘 밤낮 헤매시다가 아들을 찾으시고

하늘 손을 잡으면서 고이 숨을 거두시고

 

여기저기 요즘

손잡아 달라는 영혼들의 애원을 들으시는

몰아쉬는 끝 숨길을 일일이 찾아다니시는

그리고 하늘 문을 환히 열어주시는

 

성 요셉 대축일 아침에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8년 3월 19일 월요일)

 

해마다 3월 19일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미사를 올립니다. 그리고 예로부터 오늘까지 전해 내려오는, 죽을 때 요셉 성인을 부르면 반드시 도움을 받는다는 말을, 다시금 마음으로 되새겨 봅니다. 봄은, 살아 있는 우리에게 예수님 부활 대축일을 안겨 주지만, 이승을 떠나려는 사람에게 봄은, 요셉 성인께서 열어 주는 하늘나라 대문을 보게 되는 기쁨을 누리는 시기인 듯합니다. 우리 믿음의 순교자들이 하루에도 수백 번 ‘예수 마리아’를 부르며 마음을 하늘로 향하였다는 이야기는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런데 ‘예수 마리아 요셉’ 세 분을 자주자주 불렀다는 기록도 보입니다. 순교자들의 후손인 우리도 ‘예수 마리아 요셉’을 자주 불러 많은 이들이 구원되기를 빌고 또 빕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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