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 2등 신자가 아니라 평등한 존재로 대우하라"

가톨릭교회는 여성을 끌어안을 “믿을 만한 전략”을 짜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여성들이 “떼 지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메리 매컬리스 전 아일랜드 대통령이 로마에서 열린 한 국제회의에서 경고했다.

그녀는 “여성을 평등한 존재로 끌어안기에 실패했기에 교회는 신선하고 창의적인 식별을 못해 왔다. 아첨이나 받고 도전은 거의 안 받는, 꽉 밀폐된 남성 성직자 엘리트들의 재생된 사고에만 그 식별을 넘겼다.”고 말했다. “여성이 왜 중요한가”를 주제로 열린 “신앙의 소리” 대회에서였다.

3월 8일인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이 대회는 원래는 바티칸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동성애 옹호자인 매컬리스 전 대통령이 발표자로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모임을 관할하는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서장인 케빈 패럴 추기경은 “(어떤 모임이) 바티칸에서 열리는 것은 교황의 승인을 전제로 한다”면서 장소 대관 승인을 취소했다. 그러자 주최 측은 (매컬리스의 초청을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모임 장소를 바티칸에서 손 닿을 거리에 있는 예수회 본부로 옮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소속이다.

“여성들은 가톨릭교회에서 무리 지어 나가고 있다. (교회가) 여성에게는 자녀의 신앙 양성에 핵심으로 영향을 주는 이가 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막상 가톨릭 신앙의 양성에는 이들 여성이 핵심으로 영향을 주는 이가 될 기회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교회 내부에는 “체계적 문제”가 있다면서 1995년에 예수회의 한 모임에서 나온 선언을 인용했다. 이 모임은 여성을 불쾌하게 하는 성직주의라는 “유감스런 상황”에 대해 논했다.

“이 유감스런 상황이 생겨난 것은, 가톨릭교회가 오랫동안 여성혐오(misogyny)라는 바이러스를 세계적으로 퍼뜨리는 가장 큰 근원이 돼 왔기 때문이다. (그 바이러스는) 아무 비용 없이 치유될 수 있음에도 교회는 그 약을 구하려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 치료약의 이름은 평등이다.”

그녀는 이제는 여성이 “교회의 뿌리와 가지들, 그리고 의사결정을 포함해, 모든 영역에서 평등한 존재”임을 확인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여성이) 교회 안에서 그러한 역할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수치”라면서, “바티칸의 성벽을 향해 밀물이 빠르게 밀어닥치고 있다”고 했다.

전 아일랜드 대통령 메리 매컬리스는 가톨릭교회가 오랫동안 여성혐오라는 바이러스를 세계적으로 퍼뜨리는 가장 큰 근원이라고 말했다. (사진 출처 = thetablet.co.uk)

이번 대회에는 각국 대사, 학자, 여성 지도자 수백 명이 참석했으며, 교황청에서 보낸 공식 대표는 없었지만 성직자 몇 명이 참석했다.

매컬리스는 로마에서 공부했던 본인의 교회법 지식을 바탕으로 사제 서품과 동성애 가톨릭 신자의 문제에 관한 교회의 입장을 강력히 비판함으로써 일부 교회당국자에게는 “무서운 아이” 같은 존재가 됐다. 그녀의 아들이 동성애자이며, 그녀는 동성애 성향을 “무질서”(disorder)로 보는 교회의 관점이 젊은 동성애자 가톨릭 신자들에게 내부 갈등을 일으키는 배후 요인이라고 말한다.

패럴 추기경은 자신이 맡은 평신도가정생명 부서의 여러 고위직에 여성을 임명한 바 있는데, 교회 안에 여성을 껴안는 것은 “과정”(process)이라고 말해 왔다.

이에 대해 매컬리스는 이번 연설에서 그 “과정을 진행시키고”, “엔진을 가속하라”고 그를 비롯한 교회지도자들에게 도전했다.

그녀는 교황 요한 23세가 55년 전에 낸 회칙 “지상의 평화”에서 여성은 “가정과 공공 생활 양쪽 다에서 인간으로서 자신들에게 속한 권리와 의무를 요구하고 있다”고 한 부분을 인용하며, 가톨릭교회는 지난 수십 년간 여성이 성장한 것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다고 주장했다.(편집자 주-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 한국어판 번역은 이 부분이 “가정과 공공 생활에 있어서 인격자로서 대우하라고 요구하게 될 것이다”라고 돼 있다. 18항)

그리고 그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65) 중에 미국 애틀랜타 대교구의 폴 핼리넌 대주교가 “20세기의 교회에서 여성에게 2등 신자 지위를 주고 있다”며, 교회는 “사회, 정치, 경제 발전에서 지각생”이 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던 것을 청중에게 상기시켰다.

그 뒤로 평신도와 여성에게 일부 역할이 개방됐지만, 이는 보여 주기에 그쳤다. “보여 주기는 발언권을 갖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다.”

그녀는 가톨릭이 운영하는 많은 학교를 통해 그리 많은 여성이 “해방”돼 왔음에도, 교회가 지금 “교육받은 가톨릭 여성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용기 있는 남성들이 묻는 소리”를 피해 달아나려 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했다.

그녀는 “요한 바오로 2세는 ‘여성의 신비’에 대해 썼다”고 지적했다. (하지만)“우리를 평등한 존재로 대하며 얘기하라, 그리고 우리는 신비가 아니 될 것이다!”(편집자 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교서, ‘여성의 존엄’, 31항, “교회는 ”여성의 신비“와 모든 여성에 대하여.... 거룩하신 성삼위께 감사를 드리고자 한다.” “여성의 신비”에 붙은 겹따옴표는 원문 그대로임.)

신앙의 소리 측은 교황청 국무원총리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에게 제출한 제안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여성위원회를 설립하기를 바랐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94년에 여성을 사제로 서품할 수 없으며, 모든 신자들은 이러한 판단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남성에게만 유보된 사제 서품에 관하여’, Ordinatio Sacerdotalis, 4항)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지금의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 입장을 유지해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성 부제 문제를 연구할 위원회를 만들기는 했다.

기사 원문: http://www.thetablet.co.uk/news/8691/women-leaving-church-in-droves-warns-mcalee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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