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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인간광우병 유사 증세[시사비평 - 박병상]

요즘 우후죽순처럼 요양원이 늘어난다. 평균수명과 비례해 노인층이 늘면서 생긴 현상일까? 그보다 퇴행성 질환을 앓는 노인의 치료나 요양에 들어가는 비용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실효성 있게 지원하면서 생긴 현상이리라. 자녀의 고육지책이라기보다 추세로 보이는데, 치매를 앓는 노인을 어떤 요양원 또는 요양병원으로 모셔야 할지 고민하는 주변의 목소리가 전에 없이 늘었다.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나이로 접어드는 선배들의 대화가 변했다. 몸에서 나타나는 신호에 민감해 하더니 손주를 얻자 바꿨다. 자식에게 부담 주기 싫어 열심히 운동한다며 관련 정보를 교환하는 거다. 적어도 요양원에 실려 가지 않겠다는 의지라는데, 그게 마음대로 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통계적으로 85세 인구의 절반은 치매라는데,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그 이후까지 건강하려면 몸은 물론 마음의 운동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하리라.

9년 사이에 50대 치매 환자가 2.4배 늘었다는 언론 보도가 2015년에 나왔다. 3년이 지난 지금 그 추세는 줄지 않았을 텐데, 지난 1월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현권 의원은 인간광우병 유사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사상 최고로 늘어났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자료를 제시했다. 그런 환자의 나이는 제시하지 않았는데, 치매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그 환자의 나이는 얼마나 될까? 85세 전후라면 질병관리본부가 통계를 냈을 것 같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40대 치매도 같은 기간에 1.5배 늘었다고 2015년 언론은 덧붙였는데, 관련 전문가들은 심혈관 질환이나 알코올에 의한 영양결핍을 그 원인으로 본다. 그만큼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스트레스가 심각한 것일까? 전문적 분석이 필요할 텐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가파르게 증가한다는 2017년 소식은 젊은 치매의 증가와 아무런 관계가 없을까? 쇠고기를 비롯한 육류 소비를 되도록 피하는 처지이지만 괜스레 불안하다. 집 밖에서 어떤 음식을 먹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

인간광우병이 우리나라에 전혀 없는 현상은 운인가? 복일까? 믿을 만한가? (이미지 출처 = Flickr)

"얼굴 없는 공포"라는 제목으로 2007년 번역 출간된 책을 쓴 의사 콤 켈러허는 미국의 치매가 30년 사이에 98배 늘었다는 사실을 증언했다. 공장처럼 밀집해 사육하는 소에 소 내장을 주기 시작하면서 발생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풀을 뜯으며 이동하는 습성을 가진 소에 옥수수 사료와 성장호르몬을 주자 빠르게 성장하고 육질도 부드러웠는데, 육류 관련 자본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더 많은 이윤을 위해 소 내장을 강제로 먹였고 경쟁에 승리했다. 고기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지만 치매로 이어질 줄이야!

내장 먹인 쇠고기를 많이 먹자 치매가 급작스레 늘었다는 한 의사의 증언은 소송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막강한 다국적 기업이 출판을 막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치명적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날 걸 염려한 게 아닐까? 콤 켈러허는 9800퍼센트 늘어난 치매 환자의 연령이 낮아졌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문제의 광우병일 가능성이 높지만 치매로 둘러댔을 것으로 확신한다. 부검을 하지 않으면 확인이 어려우므로.

이제까지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국가들,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일본까지 세계 12개 국가에서 231건 발생한 인간광우병이 우리나라에 전혀 없는 현상은 운인가? 복일까? 믿을 만한가? 관련 역학조사마저 없던 우리나라는 인간광우병 유사 질환에 대한 부검이 의무화돼 있지 않다. 따라서 확신할 수 없다. 증상이 문제의 인간광우병과 다르지 않기 때문인데, 그건 치매도 비슷하다. 김현권 의원은 인간광우병 유사 질환으로 사망한 환자의 뇌조직 검사를 의무화하자는데, 아직 국회는 잠잠하다.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식단으로 막창이 등극했다. 30개월이 지난 소의 창자는 광우병을 일으키는 프리온 단백질이 특히 많다는데, 미국 소는 아직 광우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소 내장을 직접 주는 행위는 규제하지만 소 내장을 먹은 돼지나 닭의 내장은 허용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교차오염’이다. 광우병을 먼저 경험한 유럽은 소에게 어떤 내장도 허용하지 않는데 미국은 여전히 아니다. 젊은이들이 즐기는 막창은 한우의 것일까?

공식적으로 우리나라는 생후 30개월 이상의 미국 쇠고기는 수입하지 않는다. 한미FTA의 개정이나 폐기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반드시 그러하길 바라는데, 이 시점에서 우리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은 인간광우병 유사 질환과 젊은 치매 환자가 미국 쇠고기 수입과 더불어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흉흉하다.

 
 

박병상 

인천 도시생태, 환경연구소 소장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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