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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결정법 본격 시행법안 통과 뒤 2년만, 3개월 시범기간 거쳐

연명의료결정법이 2월 4일 시행됨에 따라 연명의료결정제도가 본격 시작됐다.

2월 4일부터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해 연명의료에 관한 본인의 의사를 남겨 놓을 수 있게 됐다. 국회가 지난 2016년 1월에 연명의료결정법을 통과시킨 뒤, 보건복지부는 2017년 10월 16일부터 2018년 1월 15일까지 3개월 동안 시범사업 기간을 두고 연명의료결정제도 시행을 준비해 왔다.

연명의료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투석 및 항암제 투여 등 의학적 시술로서 치료효과 없이 임종과정만을 연장하는 것을 말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살 이상이면 누구나 등록된 기관에서 작성할 수 있지만, 연명의료계획서는 의사가 작성하는 서식이다. 연명의료계획서는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된 의료기관에서 말기환자나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로 판단을 받은 환자에 대해 담당의사가 작성하게 된다.

현재 이 법이 적용되는 이들은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 만성간경화 4가지 질병에 걸린 말기환자다.

말기환자는 담당의사와 전문의 1명의 진단을 통해 적극적 치료에도 회복 가능성이 없고, 점차 증상이 악화돼 수개월 안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를 말한다.

이에 대해 가톨릭교회는 연명의료결정제도로 환자의 결정이 의료행위를 하는 기준이 되고,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지나치게 강조돼 이른바 '존엄사'로 이어질 위험성을 걱정해 왔다.

3개월간의 시범사업 뒤 2월 4일부터 연명의료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TV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 정재우 신부는 연명의료결정법은 한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기 때문에 의료현장의 시행착오는 꼭 필요하다면서도, 제도 시행 전부터 계속 지적된 부분들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정 신부는 "언론에서 '존엄사'라는 이름으로 환자가 무엇이든 결정을 내리면 그대로 따르는 것이 마치 환자의 권리를 제대로 실행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이 법의 취지는 환자의 일방적 결정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가 "환자 또는 건강한 사람이 의사를 만나기도 전에, 문서를 적고, 등록만 해 놓으면 그대로 실행되고 그대로 환자의 권리가 실행되는 것처럼 보여 주는 제도"라고 지적하면서 "연명의료결정법은 문서를 통한 기계적 행정절차 이행이 아닌 의사와 환자 간의 대화와 상호 식별을 통해 과도한 처치를 생략하고, 죽음이 임박한 환자에게 적절한 처치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도 존중돼야 할 점은 환자가 마지막까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좋은 돌봄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고, 본인의 질병상태와 앞으로의 예상되는 과정에 대해 의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을 권리를 보장받고, 그 다음 의사에게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말할 권리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연명의료계획서가 보다 활성화되고 자리 잡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4일 보건복지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시범사업 추진 결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9336건, 연명의료계획서 107건이 보고됐다.

이에 대해 전국 10개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및 이행 시범사업 기관 중 하나인 가톨릭대학 서울성모병원 기획팀 관계자는 "연명의료결정 문제는 사회에서 빈번히 맞닥뜨리는 일이 아니"라면서 "이와 관련해 의료 윤리적, 법적 문제가 서로 부딪힐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었고, 정보지원시스템 구축을 위한 시범사업이었기 때문에 시행을 앞두고 혼란이 있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에 대해 국가생명윤리정책원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설립추진단 김명희 사무국장은 의료현장에 혼란이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연명의료 관리기관이 지난 2017년 8월 23일에 지정이 돼 시행을 앞두고 충분히 설명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전국을 다니면서 법에 대해 상당 부분 설명했고, 지금은 의료진들이 어느 정도 법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지침서 등을 마련해서 배포했고, 정보포털 사이트를 열어서, 사이트를 통해서 정보와 절차들을 숙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 혼란을 일으킬 만큼의 정보의 부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국회에 연명의료계획서 활성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라면서 "2월에 열리는 임시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다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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