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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은 그 자체로 하느님의 일"헨리 나우엔, "모금의 영성"
"모금의 영성", 헨리 나우엔, (김한성), 포이에마, 2018. (표지 제공 = 포이에마)

“모금은 매우 풍성하고 아름다운 활동이다. 이것은 확고하고 기쁘고 소망 가득한 사역(직무)의 표현이다. 각자 자신이 소유한 부요함으로 서로 섬기면서 우리는 하느님나라의 완전한 도래를 위해 함께 일한다.”

예수회 사제이자 영성신학자 헨리 나우엔 신부(1932-96)는 “모금의 영성”에서 ‘모금’을 이렇게 정리했다.

나우엔 신부가 ‘모금’의 새로운 복음적 관점을 역설한 이 책은 1992년 ‘마르그리트 부르주아 가족 봉사재단’에서 한 연설을 정리한 것이다.

그 자신이 모금을 요청하기도 했고, 후원을 받기도 했던 사람으로서 그는 “모금은 사역을 위한 세속적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느님의 일이며 하느님나라가 오는 것을 돕는 매우 확고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모금은 구걸이 아니라 우리의 비전과 사명에 초대하고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 회심하라는 부르심이다.”

나우엔 신부는 모금을 요청하는 것은 “(하느님의 일에 대한) 비전과 사명에 초대하는 것이며, 자신의 소유물을 제공한 사람도 모금을 통해 영적 여정에 유익해야 한다”며, “모금을 요청하는 사람이 이러한 초대에 확신이 없다면, 모금은 그 비전과 단절되고, 사명의 방향을 잃은 것이며 동시에 기부자들도 잃게 된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그는 “비전과 사명을 공유하며 함께 참여하기 위해서는 기부를 주고받는 사람들의 중심에는 돈이 아니라 진정한 관계, 우정이 자리 잡아야 하며, 그 관계가 바로 하느님나라의 도래”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모금이 단순히 세속적인 활동이라는 생각에 속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사역의 한 형태인 모금은 설교나 기도나 환우를 위로하는 것이나 굶주린 사람에게 음식을 주는 것만큼이나 영적인 활동이다. 따라서 모금은 우리도 회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나우엔 신부는 재정후원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것은 “어떻게 모금할 것인가”가 아니라 “돈과 자신과의 관계”라고 지적한다.

또 그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안전’이며, 그 안전의 기반이 돈이 아니라 하느님에게 있고,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자유롭게 기부를 요청할 수 있다며, “그것이 바로 모금이 우리에게 촉구하는 회심”이라고 말한다.

그는 “부유한 이들을 부러워하고 질투나 분노를 느낀다면 여전히 우리의 주인은 돈이고, 그것은 재정 후원을 요청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라며, “분노나 질투심을 가진 채로 후원을 요청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형제, 자매가 될 수 있는 수단을 주지 않는 것이며, 결국 하느님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나우엔 신부는 “모금은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어야 한다”며, “사역으로서 모금이 하느님과의 친교, 서로 간의 친교로 함께 하자고 우리를 부를 때, 그것이 진정한 우정을 꽃피우고 공동체를 만들 가능성을 갖는다”고 말한다.

그는 모금에서 ‘기도’와 ‘감사’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그는 “기도는 모금의 급진적 출발점이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자신과 타인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정리할 수 있고, 진리를 좀 더 온전히 알기 원하는 바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후원을 요청하면서 상대방을 기꺼이 사랑하는 것은 그의 대답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관계 없다며, “감사는 모금을 구걸하지 않고 진행할 수 있도록 해 주며, 분노하거나 낙심하지 않고 마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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