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티에레스 신부] 1월 21일(연중 제3주일), 마르 1,14-20

예수님은 요르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는다. 또한 그곳에서 예수님은 성령을 통하여 아버지의 임명을 받는다. 마르코 복음은 매우 빨리 움직인다. 몇 구절 뒤에, 마르코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요약하고 그분이 첫 번째 제자들을 부르는 모습을 보여 준다.

갈릴래아로부터

유대 백성들에게, 다른 유대 지방인 갈릴래아는 멸시되고 의심스러운 지역이다. 이웃에 이교도들이 있는 갈릴래아는 관습, 종교에 그들의 영향을 받고 있었고, 또한 말하는 방식에도 그 영향이 미쳤다. 선한 유대인들은 갈릴래아에서 아무런 좋은 것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갈릴래아 출신인(나자렛은 갈릴래아 지방에 있다) 예수님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는 소외된 장소로부터 그분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있다.(마르 1,14)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이 지니는 보편적 사랑의 말씀은 가난하고 무시 받는 사람들로부터 오고 있다. 복음사가는 세례자 요한이 체포되었다고 지적함으로써(마르 1,14) 권력 있고 특권 있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부르심을 거부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의 체포는 장차 예수님에게 일어날 일을 미리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때가 찼다”(마르 1,15)고 확언하는 예수님의 증언대로, 주님의 날이 오고 있다. 역사, 하느님나라에 관한 하느님의 뜻이 예수님 안에서 드러난다. 그것은 우리 영혼의 심연 속에서 일어나는 순전히 내적인 실제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 존재가 살고 죽는 역사의 심장부에서 일어나는 하느님의 계획이다. 사랑과 공의의 다스림은 인간 역사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이다. 그러므로 그 사실은 모든 사람에게 도전한다.

'세례 받는 예수', 조토 디 본도네. (1304-06) (이미지 출처 = commons.wikimedia.org)

시대의 징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이 카이로스(하느님의 때)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여기 그리고 지금 나타나시는 하느님의 특별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여기에 모든 그리스도인 삶의 진정한 예언자적 차원의 성패가 달려 있다. 모든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의 상황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에 깨어 있기, 또한 생명의 하느님나라와 행동들에 깨어 있기, 가난한 이들 사이에 일어나는 연대의 행위, 이 세계의 가난하고 소외된 백성들 사이에서 결성되는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증언에 깨어 있기, 인간 존재의 모든 차원에 대한 존경의 표현에 깨어 있기, 고통 한가운데에서도 기쁨과 희망을 가지는 가난한 이들에 깨어 있기, 해방을 위한 투쟁 한가운데에서도 깊은 기도를 배우는 모습들에 깨어 있는 것이 진정한 예언자적 자세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 역사 안에 드러나는 하느님나라의 징표다.

하느님의 다스림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우리에겐 “회개”(마르 1,15)가 요구된다. 이것은 긴급한 요구다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1코린 7,29)- 이 때는 하느님나라의 선물과 함께 오고 하느님과 이웃들에 대하여 새로운 태도를 가져온다. 요나는 니네베의 회개를 외치라는 사명을 받았다. 니네베는 이스라엘의 적국인 제국의 수도였다.(요나 1,1-2) 유대인인 요나 예언자는 그의 나라를 사랑하였고, 이 과제를 수행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에 가서 그는 용서하는 주님의 뜻을 받아들였는데, 주님의 뜻은 어떤 인종, 종교의 한계도 가지지 않는 것이었다.(3,1-5) 하느님나라는 은총이지만, 우리에게 요구를 한다. 첫 번째 제자들은 “기쁜 소식”을 들었고 그들은 예수님의 사명에 참여하라는 초대를 받는다.(마르 1,16-29) 복음은 그들의 삶을 바꾸었고, 따라서 우리들의 삶도 바꾸어야 한다.

 
 

구스타보 구티에레스 신부
1928년 페루 리마 출생. 의대를 졸업한 뒤에 사제로 살기로 결단했다. 사제가 된 뒤에는 리마 가톨릭대학에서 신학과 사회과학을 가르치면서 리마 빈민지역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목을 했다. 대표적인 해방신학자로 빈민의 관점에서 복음을 증거해 왔다. 주요 저술로는 "해방신학"(1971)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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