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140일 해결촉구 및 6.10 항쟁 22주년 현장문화제 열려

6.10항쟁 22주년인 오늘, 용산참사가 벌어진 지 141일이 넘어가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문화예술인 300여명이 용산참사 해결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시국선언에서 △대통령의 사과와 강경진압 지휘자 처벌 △용산참사 관련 구속 철거민 석방 △공권력이 세입자의 자기 주장 권리 보장할 것 △도시재개발 정책을 서민 위주의 생활개선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기는 커녕 고인의 아들을 구속하고, 경찰의 폭력진압에 항의하는 전철연 할머니를 구속하는 데까지 나가는 정부의 모습을 보고 문화예술인들은 자신들이 이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자문했다.

한편 문화예술인 300여명은 이날 2시부터 10시까지 예술행동과 추모 문화제를 펼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한국작가회의 김해자 시인이 정희성 시인의 <물구나무서서 보다>를 낭독했다.

이것은 정말 거꾸로 된 세상
집 없는 시민들이 시위하다 불타 죽은 아침
억울해 울면서 항복하듯 다리를 들고
팔목이 시도록 맨손으로 우리는
이 땅을 디딜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가난이 제 탓만도 아닌데
우리들의 시대는 집이 헐린 채
제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도심 속의 테러리스트라 부르고 있다
그러니, 하느님 나라 사람들한테 쫓겨 가자 지구로 간
팔레스타인은 팔레스타인에만 있는 게 아니다
요르단에서 만난 팔레스타인 소년은
언젠가 조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장난감 총을 들고 전사의 꿈을 키우고 잇고
아마 머지않아 테러리스트가 될 것이다
이것은 정말 거꾸로 된 세상, 이상한 나라의
황혼이 짙어지면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날기 시작하고
지금 집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죄를 지어
겨울이 더 깊어지기 전에 서둘러
촛불을 들고 어두운 감옥으로 가리라
감옥 밖이 차라리 감옥인 세상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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