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가 5년 만에 “해단”을 선언하며, 화상경마장 폐쇄를 기리고 축하했다.

대책위는 1월 4일 용산 화상경마장이 들어섰던 서울 한강로3가 한국마사회 건물 앞에서 해단식을 하고, 보도 바닥에 새겨진 기념물도 선보였다. 화상경마장과 가까워 교육환경이 나빠질 것을 걱정하며 반대에 나선 성심여고 학부모, 교사, 학생들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가 등 100여 명이 이 자리에 모였다.

학생 대표로서 감사의 글을 낭독한 성심여고 신유정 학생회장, 강성민 부학생회장은 “화상경마장 폐쇄를 보며 저희는 배운 것이 많다. ‘정의는 승리한다’는 진리를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두 학생은 “이 자리는 성심여고 학생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며 “이 일로 보고 배운 것들은 인생의 갈림길에서 훌륭한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자, 정연옥 씨 등 대책위에 깊이 참여했던 주민들은 위원회를 해산하고 농성 천막을 철거하게 되어 기쁘면서도 섭섭하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1월 4일 보도자료에서 “5년의 시간은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지키기 위해 나섰던 용산 주민들이 공동체 의식을 함양한 시민으로 성장했던 눈물의 시간이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17만 명이 넘는 용산 주민들의 반대 서명, 용산구 관내 34개 초중고 교장단과 종교계의 반대 성명서 발표, 1445일의 천막노숙농성, 1710일 동안의 반대운동을 함께한 수많은 주민들과 시민사회의 응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정의당의 뜻 있는 정치인들의 노력들이 모아졌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책위는 대전 월평동 화상경마장 상황도 심각하다면서, “대전지사를 2021년 1분기까지 운영하겠다는 마사회의 계획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등 지자체 협조로 옛 용산 화상경마장 앞 보도에 만들어진 기념 조형물에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아이들, 가족, 이웃을 지키기 위해 함께한 5년을 기억합니다” 등 문장이 새겨졌다.

앞서, 용산 화상경마장 문제는 지난 2009-12년 용산역에 있던 화상경마장이 용산구 한강로3가의 지하 7층, 지상 18층 건물로 자리를 옮기면서 시작됐다. 이 문제를 뒤늦게 안 주민대책위가 2013년 5월 2일부터 활동을 시작했고, 1400일 넘게 노숙농성 천막을 두고 화상경마장 폐쇄를 요구했다.

용산 화상경마장을 “폐쇄하고 이전”한다는 마사회 발표는 2017년 8월 24일에야 나왔다.

천주교 신자들도 매주 금요일, 격주 일요일 미사를 봉헌하며 주민 편에서 함께해 왔다. 또한 화상경마장에서 성심수녀회가 운영하는 성심여중, 고교까지 직선거리는 230미터에 불과해, 학생, 학부모, 교육자들의 반대 목소리도 컸다. 성심여고 김율옥 수녀(성심수녀회)는 대책위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1월 4일 서울 한강로3가에서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한 성심여고 신유정 학생회장, 강성민 부학생회장이 감사의 글을 낭독하고 있다. ⓒ강한 기자
1월 4일 서울 한강로3가에서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여한 주민, 성심여중고교 학부모, 교사들이 농성장 현판을 떼어 내며 기뻐하고 있다. ⓒ강한 기자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는 화상경마장이 있던 건물 앞 보도에 설치한 폐쇄 기념 조형물을 1월 4일 선보였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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