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기 연중 기획 - 빈곤아동 1] "모든 아이들에게 공평한 복지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2017년 6개의 주제로 연중 기획을 진행했습니다. 2017년 12월 31일-2018년 1월 6일 가정성화주간을 맞아 마련한 기획의 주제는 ‘빈곤아동’입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의 가난한 어린이, 청소년들이 어떻게 살고 있고,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 편집자

기사 순서

1. 우리 사회 빈곤아동의 현황
2. 천주교는 무엇을 하고 있고, 할 수 있나
3. 최은영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 인터뷰


2013년 보건복지부는 아동종합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삶의 만족도와 아동결핍지수로 드러난 한국 아동의 삶의 질은 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결핍수준을 23개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볼 때, 한국은 54.8퍼센트로 최하위로 나타났다. 이는 아동 정책을 세울 때, 아동의 식습관 및 여가활동 여부 등 생활 습관, 아동이 건강한 성장 발달에 필요한 도구 및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지 여부 등 생활환경을 포괄하는 영역으로 다루어야 하는 근거가 된다.

우리나라 아동의 결핍수준은 정기적 여가활동(취미생활, 스포츠, 동아리 활동 등)을 하지 않는 아동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농어촌에 살수록, 한 부모나 조손가족일수록 결핍 비율이 높다. 따라서 아동 정책 수립시, 아동의 식생활 보장은 물론이고 여가활동 확충, 건강한 성장 발달에 필요한 도구 및 환경조성 정책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아동복지 정책의 대상

한국의 아동복지정책은 만 18살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원칙적으로는 모든 아동과 그 아동을 포함하는 가정을 대상으로 포함해 정책을 시행하게 돼 있다. 그러나 아동복지법은 아직까지 모든 아동의 전반적 복지를 다루지 않고,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복지 대상에 한정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동복지 대상을 특별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동과 그렇지 않은 일반아동으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서 특별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동은 또 다시 보호대상 아동과 지원대상 아동으로 구분된다.

아동복지 정책은 크게 '국가가 100퍼센트 책임지는 보육지원', '방과후 돌봄 서비스', 그리고 '취약아동보호'로 분류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교육부 등에서는 이를 나눠 맡아 시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요보호아동과 저소득층 아동 등 특정 계층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여성가족부는 가출청소년, 위기청소년을 제외한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체험활동 중심의 사업을 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 내 지원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아동복지 정책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는 아동수당 지급을 공약으로 했다. 국회에서 통과된 새해 정부 예산안에 따라, 정부는 5살 이하 아동에게 2018년 9월부터 매달 10만 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하게 된다. 현금 지급을 원칙으로, 2인 이상 가구의 소득 하위 90퍼센트까지 줄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2017년 6월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 협동으로 그동안의 정책평가를 포함한 ‘2015-2019 제1차 아동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5년 단위로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시행하는 중기계획이다.

정부는 '제1차 아동정책 기본계획'에서 "(1991년 가입한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후에도 한국은) 유엔아동권리협약의 기본이념 및 관련 규정이 국내법적 효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아동권리에 관한 아동 및 어른의 인식 수준도 낮은 단계”라고 발표했다. 또 정부 예산으로 보더라도, 보육예산을 제외하면 전체 아동복지 예산은 노인, 장애인 복지예산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누가 가난한 어린이인가. (이미지 출처 = Pixabay)

복지만큼은 아이들이 공평하게 누려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김은정 아동복지연구소장은 복지 정책에서 소외되는 이른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아이들 가운데 주거빈곤 가정에 속한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김 소장은 "지난 3-4년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보증금을 내기 어려운 주거빈곤 상황의 400여 명에게 보증금에 대한 자기부담금으로 총 10억 원을 지급했다"면서 LH공사에 내는 자기부담금 5퍼센트에 대한 금액이 해마다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거빈곤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해 학업 성적이 낮았고, 비만 등 건강 문제를 포함해, 심리적인 면에서 공격성을 보이고 문제행동을 잘 일으키며 높은 우울감을 보이는 등 모든 면에서 주거빈곤 아이들이 열악한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공동으로 진행한 주거빈곤 아동 심리, 학업 발달 비교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아동수당으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아동복지 정책에 대해 “한정된 대상 연령층과 (기준 소득) 상위 10퍼센트를 제외한다는 것이 옥에 티”라면서 "공무원들이 어떤 방법으로 상위 10퍼센트를 가려낼 것인지 의문이고, 그것 계산할 시간을 아껴서 모든 아이들에게 주는 게 아동수당의 본질과 맥이 닿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시행 자체가 불투명해 보였던 아동복지 정책을 시행하게 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저출산, 인구절벽 문제로 암울한 미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첫째, 둘째, 셋째에 대해 추가로 지원을 더 해 주는 아동수당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15살까지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일본의 예를 들면서 “복지, 의료, 교육 분야에서 만큼은 아이들이 공평하게 시작되어야 한다는 개념을 가지고 정책적으로 보완, 보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2017년 6월 정부가 관계부처 협동으로 내놓은 ‘제1차 아동정책 기본계획’에 대해 “실행에 필요한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관련 부서가 복지개념에 포함되는 영국의 사례를 들어 “다음 계획에는 예산이 뒷받침되고, 아동수당이 지급되는 나이도 높이고, 주거 환경 등 유엔아동권리협약에도 포함된 아동의 생존과 관련한 기본권을 포함해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아이들에 대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모의 아동학대 등의 문제에 대해 “엽기적인 어금니아빠 사건도 그렇고, 고준희 아동 사건도 그렇고, 부모들 대부분 성장기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아동을 보호하는 부모들의 심리치료 등 정서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고, 폭력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아동이 어렸을 적부터 국가기관, 지역사회 관계기관 조기개입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