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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을 넘어 사람[장영식의 포토에세이]
12월 14일, 부산역 대합실에서 KTX 해고노동자들과 부산 시민들이 KTX 해고 노동자들의 원직 복직을 위한 108배를 봉헌하고 있는 모습. ⓒ장영식

국가인권위의 “성별을 이유로 한 고용차별”의 개선 권고안도 무시되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KTX 승무원들의 ‘실질적 사용자’는 철도공사”라는 판결도 무시되었습니다. KTX 승무원들의 “무단 해고는 무효”라는 1, 2심 판결도 무시되었습니다.

2015년 대법원은 이 판결들을 모두 뒤집었습니다. 사회적 약자 편에 서야 할 대법원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무단 해고는 무효”라는 2심 판결을 뒤집고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2015년 11월 27일, 해고 승무원 34명이 코레일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의 파기 환송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1, 2심을 파기하고 원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가혹한 판결로 재판기간까지 포함하여 10년 넘게 투쟁했지만, '법적 판결에 따른 복직'은 무산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투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약자에 대한 배려도 피도 눈물도 없는 법원의 판단으로 법적 투쟁은 2015년에 끝났지만, 원직 복직에 대한 꿈은 버릴 수 없었습니다.

20대 중반의 아름다운 청춘이었던 이들이 30대 중반을 넘고 있습니다. '지상의 스튜어디스'라는 이미지 뒤에는 인간과 노동을 자본의 소모품으로 전락시켰던 비열하고 비정한 철도청과 코레일 그리고 대법원이 있었습니다. 또한 이들의 눈물과 한숨을 잊고 안락함과 편의의 속도만을 추구하며 길들여졌던 자본주의와 이기심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천주교 부산교구 유상우 신부는 말합니다.

“그 모든 원인은 정상적인 것들이 정상적으로 흘러가지 못했던 것에 있습니다. 2013년 SR분리와 2016년 성과연봉제 문제, 그리고 오늘 우리가 기억하고 연대하는 KTX 해고 승무원들의 아픔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철도라고 모두가 환호하는 그 축제의 현장 뒤에는 드러나지 않은 어두움들이 있었습니다. 2003년 당시 철도청은 KTX 개통을 앞두고, 정부에 2000여 명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승인한 것은 단 500여 명이었습니다. 그 결과 기장과 팀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들은 모두 외주 위탁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울과 부산을 2시간대에 주파한다는 KTX의 그 반짝이고 화려한 광고, 그 뒤에는 이러한 아픔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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