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반대 의견 수렴, 공동추진위 구성에 합의

21일 서울시 중구의회 본회의에서 서소문역사공원 사업안이 통과됐다.

중구의회 '서소문 역사공원 기념공간 건립사업'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조사특위) 부위원장 양찬현 의원은 "반대를 하던 입장이었지만 공동추진위원회 구성 등 조건 이행을 전제로 서소문 사업 추진에 찬성하게 됐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앞서 중구의회는 12월 13일 본회의에서 ‘서소문 역사공원 사업’에 대한 조사특위의 결과보고서를 승인했다.

조사특위는 서소문공원사업이 ‘조선 후기 역사문화 체험공간’이라는 사업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공동자문위 구성, 장소의 종교 편향성 논란 해소, 완공 뒤 특정 종교에 운영위탁 지양, 사후 관리 비용에 대한 구비 편성문제 등 조건 이행을 요구하며 해당 사업 집행부에 건의 및 시정조치 의견을 냈다.

조사특위는 결과보고서에 "서소문 사업이 특정 종교에 편향되는 것에 분명히 반대의 입장이며, 특정 종교의 성지화가 전체 목적이 아닌 역사적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기를 지향한다"면서 "5개월 동안 자료 분석, 현장 방문 등을 통해 해당 사업의 합리적 개선방안을 제시하려고 했고, 사업의 목적과 취지가 제대로 달성되도록 대안을 찾고자 했다"고 밝혔다.

또 조사특위는 사업타당성 조사,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관광자원화 사업계획, 투-융자심사분석 의뢰서, 서소문역사공원과 동학의 관련성 학술조사, 기념공간 관리운영 종합계획 등 중구청이 진행한 지난 용역 결과를 모두 분석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선 조사특위는 서소문공원사업에 자문을 할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추진위는 중구청, 중구의회, 천도교(서소문역사공원 바로세우기 범국민대책위), 천주교, 학계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를 모두 포함한다.

다음으로 완공 이후 사후관리에 대해 “특정 종교에게 운영 위탁하는 것을 지양하고, 해당사업 전반을 전문적으로 운영, 관리할 수 있는 기관이나 단체 등에 위탁 관리토록 하며, 사후관리 운영비용(연간 약 40억 원 이상 예상)은 중구에서 부담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조사특위는 중구청을 포함한 해당 서소문 공원 사업 집행부에 “10억 이상 구유재산을 취득하거나 변경할 때에는 예산이 의결되기 전에 구유재산 관리계획을 구의회에 제출하여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한 관계공무원 엄중문책 및 인사조치”를 건의했다.

향후 사업규모 및 사후관리 운영 재정부담 능력을 감안해 중앙부처나 서울시로 사업이관을 적극 검토해 납득할 만한 조치를 하라고 요구했다.

또 조사특위는 “조선후기 해당 장소의 시대적 상황을 총망라한 역사적 가치를 담아내면서 천주교라는 컨텐츠를 한 축으로 포함시켜야 할 것이며, 이에 더하여 중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중구와 연계되는 역사적 인물과 사료 등을 접목한 관광자원화로 천주교 순교자를 위한 성지화가 사업의 전체 목적이 되지 않도록 해 시비의 논란을 불식시키는 역사공원 조성”을 건의했으며, 이를 위해 “기존 설계변경 선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소문 역사공원 기념공간 조감도. (이미지 출처 = samoocm.com)

한편, 서소문역사공원 바로세우기 범국민대책위 정갑선 실행위원장은 "행정사무조사에서도 종교 편향 색채가 짙다고 결론이 났는데도 구청장이 강행을 하고 있는 부분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계속 투쟁할 계획"이라며 "아직 공동추진위 참여 제안을 받지 못했지만, 받게 되면 일단 참여해 어떤 생각인지 이야기는 들어볼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관광자원화 사업’은 서소문 근린공원을 2만 1363제곱미터 넓이의 역사공원으로 재조성하고, 공영주차장을 전시관, 기념 공간, 부설주차장으로 리모델링해 역사문화 체험장을 만들게 된다. 사업 기간은 2012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소요 예산은 574억 9600만 원(국비 50퍼센트, 시비 30퍼센트, 구비 20퍼센트)이다.

한편, 2017년 7월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중구의 서소문공원 예산이 구의회를 통과하지 못하자 사업 추진을 요구하는 신자 서명운동을 벌이고 15만 9000여 명의 명부를 서울 중구의회에 낸 바 있다.

한국 천주교는 103위 성인 중 44명이 순교한 순교 사적지로 서소문 공원을 중시하고 있다. 2014년 시복된 124위 중에는 이곳에서 처형된 순교자로 정약종(아우구스티노), 강완숙(골롬바) 등 25위가 포함돼 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도 시복식 전에 서소문 공원을 방문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서소문 공원 사업이 천주교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있었다. 서소문역사공원 바로세우기 범국민대책위는 서소문 공원은 동학 지도자를 비롯한 여러 역사인물들이 수난 당했던 장소라며, ‘천주교 순교성지화’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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