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대구에서 <용산참사 게릴라 기획 망루전> 열어


          '(전략) 차마 죽을 수 없어 다시 돋은 저 별들
          엄동설한에도 결코 얼어붙을 수 없는,
          행여 춘삼월 분홍바람 넘실 불어와도 마르지 않을,
          용산 하늘의 저 붉은 눈물,
          부디 잊지 마시라'

         - 박경조 '별들의 눈물' 중

시민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참사'가 일어난지 130여일. 전국의 예술인들이 용산참사를 공권력에 의한 폭력으로 보고 작품을 통해 사건의 진실과 사회적 의미를 알리는 행사를 연다

전국 4번째 순회전...전국 100여명 예술가들 200여점 출품

용산참사의 진실을 알려내기 위한 전시전 '용산참사 게릴라 기획 망루전 - 여기 사람이 있다'가 6월 2일부터 7일까지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린다. 전시전은 '용산철거 세입자 살인진압 대구경북대책회의'가 주최하고 대구민예총과 대구를 비롯해 전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주관한다. 용산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이 사건에 대한 망각을 끈을 놓지 말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용산참사를 소재로 한 '순회 전시전'으로 서울과 인천, 부산, 전주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열린다.

행사에서, 대구지역 50여명을 비롯한 전국 100여명의 예술인들은 용산참사의 진실과 사회적 의미를 알리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대구경북지역 참여작가로는 이태호, 최수환, 조경현, 리우, 전리해, 김경수, 김미련, 문상태, 류인서, 이하석, 이철산, 박영희, 김용락, 최창윤, 정대호, 이상번, 박경조, 류근삼, 고희림, 김윤곤, 김은령, 김윤현, 신기훈, 신경현, 김도수, 조선남, 천광호, 안성용, 이태호, 이경재, 송재진, 임환재, 박용진, 황정혜, 김종표, 김향금씨 등이 있다.

백무산 시인의 시를 비롯한 기존 순회 작품 150여점과 민족작가회의 대구지부에 소속된 문인들의 시를 비롯해 그림, 설치미술 등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 50여점이 추가로 전시돼 총 200여점의 작품들이 출품된다.

작품 현장판매 수익금으로 유가족.구속자 지원

행사는 용산참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것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이는 '망루전'과 현장에서 작품을 판매하는 '기금 마련전'으로 나눠 진행된다. 특히, 기금 마련전에 출품된 작품들은 현장에서 판매되며 수익금은 용산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구속자들을 돕는데 쓰인다. 또, 용산참사 현장과 세입자 투쟁과정을 담은 구술집 '여기 사람이 있다'의 판매 수익금도 유가족과 구속자를 지원하는 기금으로 사용된다.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공권력 악용을 비판하는 한편, 용산참사를 자본과 생존의 대립으로 보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끝내 망루(亡淚)가 된 망루여.. / 살고 싶었기에 올라선 망루..

대구에서 활동하는 이하석 시인은 시 '망루'에서 "경찰이 우릴 테러리스트라 한다면 우린 이미 죽은 목숨들 오르고 올라봤자 죽어 내려올 목숨들...(중략) 우리는 철거대상자가 됐지만 삶을 철거당할 수 없어서 자꾸만 끄집어 올렸고 하늘 쪽 한사코 매달렸지만 끝내 망루(亡淚)가 된 망루여, 결코 철거 당할 수 없는 꿈의 테러리스트여"라고 노래하며 희생자들을 애도한다. 박경조 시인은 시 '별들의 눈물'에서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붉은 눈물'로 비유해 '부디 잊지 말자'고 당부한다.

또, 김은령 시인은 '망루에서 지다'를 통해 "(전략) 단지, 생존권만 달라, 달라, 달라! 애원하는 처절한 몸부림을 '죽음을 부르는 짓!' 이라 코웃음 친 당신, 죽여주리라, 노골적으로 주문을 건 당신, 왜? 왜? 왜? 당신과 우리 똑같은 인간이지 않느냐. 당신이 가진 금력과 권력은 없지만, 권리는 있으므로 살아야 마땅하기에, 꼭 살고 싶었기에 후들거리는 다리로 후들거리는 심장으로 올라선 망루"라고 노래한다.

"재개발의 문제점과 용산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전시회 기간인 오는 5일 오후 7시에는 용산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함께 하는 '유족과의 대화 마당' 행사도 열린다. 이 행사에서 용산참사 유가족들은 참사의 진실과 세입자들이 철거현장에서 어떻게 싸워왔는가에 대해 증언한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6시에는 지역 극단 '함께 사는 세상'이 용산참사를 소재로 한 '집 이야기' 공연을 펼친다. 집 이야기는 재개발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을 배우들이 대사 없이 퍼포먼스로 표현하는 '무언극'으로 뉴타운이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재개발의 문제점을 짚고 있다.

대구민예총 한상훈 사무처장은 "용산 참사가 일어난지 100일이 훨씬 지났으나 정부와 검찰의 은폐로 사건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오히려 5명의 죽음은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가고 있다"며 "용산 참사에 대한 진실과 용산을 통해 바라본 재개발 문제를 알려내기 위해 망루전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용산철거 세입자 살인진압 대구경북대책회의에는 대구참여연대와 대구민예총, 인권운동연대을 비롯해 대구경북지역 5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는 용산참사와 관련된 정부 방침과 서울 상황을 지켜본 뒤 지역 차원에서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기사제공: 평화뉴스 http://www.pn.or.kr )

▲ 류성환...분양사무실

 
▲ 이윤엽...'여기 사람이 있다'

 

▲ 임종길...'약자에게 더 가혹한 우리의 자화상을 기록한다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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