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기 연중 기획 - 본당의 사회복지비 2]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2017년 6개의 주제로 연중 기획을 진행합니다. 11월 기획의 주제는 ‘본당의 사회복지비’입니다. 본당이 내는 십일조라고도 하는 사회복지비 지출은 현재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 편집자

기사 순서

1. 사회복지비에 대한 교구 지침
2. 사회복지비, 우리 본당에서는


각 본당의 사회복지비 예산에 대한 각 교구의 지침과 이에 대한 입장을 들어본 지난 기사에 이어, 실제로 각 본당에서는 ‘자선찬조비’ 명목의 사회복지비 예산을 얼마나 집행하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서울, 수원, 의정부교구는 본당예산 관리지침으로 사회복지비를 10퍼센트 이상 쓰도록 하고 있으며, 인천교구는 7퍼센트다. 그러나 이번에 알아본 대부분의 성당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대부분 5퍼센트 안팎이나 그 이하로 사회복지비를 지출하고 있는데, 성전 건립이나 재건축에 따른 부채 부담, ‘교구 분담금’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할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교구 지침인 ‘10퍼센트’는 현재까지 따르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비교적 지침이 명확한 서울, 수원, 의정부, 인천교구 본당 가운데 홈페이지에 1년 결산을 밝힌 본당 일부를 무작위로 파악했다.

먼저 서울대교구 본당 26곳 가운데 10퍼센트에 가깝거나 그 이상인 본당은 4곳이었고, 대부분의 본당은 3-6퍼센트대였다.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0.6퍼센트다. 현재 서울대교구의 본당 수는 모두 232개다.

서울대교구 본당 26곳 사회복지비 지출 현황 (이미지 출처 = 지금여기 작성)

 

각 본당의 사회복지비는 대체로 사회복지분과 활동을 통해 사용된다. 인천 갈산동 성당도 사회복지분과가 시설 지원, 지역 반찬 나눔, 집 고치기 활동을 하는 데 예산 지원을 하는데, 이 비용은 신자들의 ‘사회복지 후원금’으로 만들어진다.수원교구는 본당 5곳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은 6.6퍼센트였고 나머지는 2-3퍼센트대였다. 의정부교구는 6곳 가운데 가장 높은 곳은 10퍼센트이며, 역시 대부분 2-3퍼센트를 사회복지 예산으로 쓰고 있다. 인천교구는 조사된 본당 중 가장 높은 곳이 15.2퍼센트였고 5퍼센트대 2곳, 1퍼센트대가 2곳 있었다.

서울대교구 서초3동 성당도 사회복지비를 전체 예산의 11.9퍼센트를 쓰고 있다. 이 본당 사무장에 따르면, “특별히 교구 지침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며,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비용”이라면서, “사용 내용은 지역의 어려운 이들을 지원하고 어려운 선교지나 성당을 지원하는 데도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된 곳 가운데 사회복지비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대교구 공항동 성당이었다. 2016년 전체 예산의 20퍼센트를 넘게 ‘자선비’로 지출했다.

공항동 성당 사무장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지난해에 자선비 비율이 특히 높았던 것은 “장학금 지원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성당 신자들이 바자회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주임인 이동익 신부가 사진전 수익을 기부해 약 2억 원의 장학기금을 만들었고, 이 기금으로 성당 관할지역의 학비 마련이 어려운 이들에게 신자 여부와 상관없이 지원을 시작했다.

하지만 본당의 사회복지 활동을 예산 지출로만 파악할 수는 없다. 본당 관할 지역의 어려운 이들을 찾아 생활을 살피는 봉사활동을 직접 하기도 하고, 다른 방식으로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인천교구 중1동 성당은 십여 년 전부터 신자들이 일명 ‘성미함’을 본당에 설치하고 십시일반 모은 쌀을 이웃에 전달해 왔다. 처음 시작할 때는 얼마 못 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올해도 2-3주마다 50킬로그램 이상의 쌀을 모아 필요한 곳에 지원하고 있다.

인천교구 중1동 성당 '성미함'. 얼마 못 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0년 넘게 제 몫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장동훈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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