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회
루텡 교구 사건의 교훈대중은 교회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원한다

(카니스 두르신)

인도네시아 루텡 교구의 후베르투스 레텡 주교가 지난 10월 11일 성적 비리와 자금 횡령 혐의를 받는 가운데 사임했다.

소문은 2014년부터 돌았다. 레텡 주교가 한 여자와 불법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가 인도네시아 주교회의에서 9만 달러를 빌렸는데 막상 교구청 사제들은 이를 알지 못하고 있었고, 또한 그가 교구에서 3만 달러를 가져갔다는 것이다.

그는 교구 사제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자 문제는 부인했으나 한 가난한 소년이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돈을 빌려 보냈다는 것은 인정했다. 하지만 그가 그 소년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것-밝히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맞겠지만-은 그가 불법적인 여자 문제가 있다는 주장들에 더 힘을 실어 줬을 뿐이다.

그 뒤 일은 이제 다 아는 일이다. 58살인 레텡 주교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주교로서는 처음으로 성적 비리와 자금 횡령 혐의로 주교직을 그만둔 이가 되었다.

그의 문제를 조사하러 온 교황청 대표단과 레텡 주교가 10월 11일 일찍 만난 자리에 참석했던 한 사제는 레텡 주교가 사임하라는 말을 들었거나 파직됐다는 뜻을 담아 소식을 전했다.

그는 레텡 주교의 사임이 공식 발표되기에 앞서 그 자리에서 낭독된 교황청으로부터의 편지에는 해임(dismissal)이라는 단어가 쓰였다고 말했다.

그가 주교직을 떠난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었고 그는 자기밖에는 비난해야 할 사람이 없다. 그를 겨냥한 혐의들은 대중의 종교적 감정에 해를 끼쳤고, 교회에 먹칠을 했으며, 교구 사제와 신자들을 분열시켰다.

지난 6월에, 교구 사제 수십 명이 집단 사임했다. 이들의 불신임 청원을 레텡 주교가 무시한 뒤였다.

몇몇 잘 알려진 가톨릭 지도자들은 그의 사임을 공개 촉구했고, 이들 일부는 알려진 그의 혐의를 조사하고 조사 결과를 교황청에 제출하기까지에 이르렀다.

그리고 여러 본당 기반 단체들은 레텡 주교의 사임을 촉구한 이 평신도 지도자들을 비판했다. 이에 따라 밑바닥 차원에서 갈등이 번진다는 두려움이 일었다.

레텡이 사임한 며칠 뒤, 그의 지지자 일부는 레텡의 사임을 밀어붙인 사제들 일부도 성적 비리가 있다는 글들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를 염두에 두고 보면, 레텡 주교를 그의 자리에 그대로 두는 것은 교회에 선익보다는 해를 더 많이 끼쳤을 것이다. 사실, 그의 비리에 관해 당혹스런 사실이 이미 자세하고 폭넓게 퍼진 상황에서, 그의 사임은 너무 늦은 것이었다.

레텡을 둘러싼 추문이 여러 소셜미디어의 토론 무대를 휘잡으면서 교회 운영과 종교 지도자들의 개인적 행위가 엄격한 감시를 받게 되었다. (이미지 원본 출처 = Pixabay)

강력한 경고

레텡을 둘러싼 추문이 여러 소셜미디어의 토론 무대를 휘잡으면서 교회 운영과 종교 지도자들의 개인적 행위가 엄격한 감시를 받게 되었다.

이는 그 자체로 좋은 뉴스이며 교회 지도자들은 이를 환영해야 한다. 대중이 교회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기에. 그것이 대중이 레텡 주교 스캔들에 소란스럽지만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주요 동기다.

방법이나 수단에 관한 논란은 차치하고, 일부 평신도들이 주도해서 레텡의 활동을 조사했을 때 이들은 자신들이 교회에 속하고 교회를 걱정하고 있다고 세상에 말하고 있던 것이며 또한 교회 지도자들에게는 교회 일에 더 관심을 갖고 관여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던 것이다.

이들은 또한 교회 지도자들에게 그들의 권위-그리고 교회의 권위-는 높은 도덕적 기준을 따를 때 유지되는 것이지 교회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나 권력의 크기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켜 줬던 것이다.

레텡 스캔들은 대중은 교회에 비판적이며 교회 안의 일을 꼼꼼히 바라볼 것이라는 것을 교회가 문득 깨닫는 계기다. 또한 대중이 종교 지도자들에게 각자의 행위에 대해 책임지라고 요구하기 시작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경종을 울린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세상 대부분의 곳에서 많은 교회인들이 그들의 교회 내 지위가 무엇이든, 자기들은 남이 건드릴 수 없는 위치에 있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이다.

성직자들은 교회 일을 통제-또는 독점-할 뿐 아니라 자기들이 교회 그 자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대부분의 경우에, 사제들 또는 교계제도에 속한 이들은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고, 재정 문제처럼 자신들이 별로 아는 것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그렇다.

평신도는 이제 교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들은 교회 지도자들에게 자신들도 교회의 합법적 구성원이며 교회 생활의 모든 측면에 관여하고 싶다고 상기시켜 주고 있다. 달리 말하자면, 이들은 교회 안에서 능동적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이상적으로 보자면, 교계제도와 교회 지도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반길 것이다. 하나의 제도로서, 교회는 복잡한 조직으로 성장해 왔으며 평신도의 참여는 교회가 효율적으로 기능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또한 소생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교회의 일상 업무에 적극 참여하지 않고서라도 평신도는 교회의 정책과 결정에 비판적임으로써,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평가함으로써 변화를 줄 수 있다.

레텡 주교의 건에서, 바티칸이 교구민들과의 첫 협의 자리에 레텡을 참석시킨 결정에 대해 교구민들이 불만을 나타낸 뒤, 바티칸은 새로이 협의 자리를 잇달아 마련하지 않을 수 없었다.

레텡 주교의 건은 또한 지역 교회 지도자들이 위기 관리에 있어 어떻게 (대중과) 소통하고 매체-주류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야 할지를 배울 필요가 있음을 드러내었다.

소문들이 2014년에 돌기 시작한 뒤로, 레텡 주교는 대체로 “언론에 아무 말 안 하기” 방침을 택하고, 주류 언론이든 소셜 미디어든 다 피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레텡 주교는 소문을 해명하거나 아예 부인할 기회를 흘려보냈고, 자신의 지지자들이 그 소문을 검증하거나 가라앉힐 기회도 앗아 버렸다. 결국, 그 전략은 그의 권위를 떨어트려 그가 교구를 제대로 이끌 수 없게 만들었다.

종교 지도자들과 미래의 교회 지도자들이 미디어와 어떻게 대화하고 이용할 것인지를 배울 때다.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사목 활동을 진척시키기 위해서도 그렇다. 우리 인도네시아처럼 이동통신이 발달한 사회에서는 강론대나 제대에서 설교하는 것은 더 이상 신자들에게 호소력을 갖기에 적절하지 않다.

그럼에도 잘 통찰해 보면, 레텡 주교 사건으로 대중이 교회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적극적 역할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는 이는 불행의 얼굴로 다가온 축복일 수도 있다. 우리가 그에게 아주 크게 감사할 빚을 지고 있는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다.

(카니스 두르신은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일한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ruteng-prelate-saga-a-rude-awakening-for-indonesian-church/80674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편집국의 다른기사 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