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티에레스 신부] 11월 12일(연중 제32주일) 마태 25,1-13

마태오 복음서의 마지막 장들에 나오는 비유들은 역사 속에서 일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인식을 날카롭게 해 준다. 예수님을 통하여 주어지는 영원한 생명의 선물은 우리의 삶을 심판한다.

주님. 주님

비유들은 예수님 시대에 거행된 결혼 예식들에 대하여 언급한다. 정해진 시간에 신랑이 도착하고, 모든 손님들이 함께 들어가면 예식이 시작된다. 항상 교회적인 체험들로 충만한 마태오 복음서는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신랑을 기다리는 열 명의 처녀로 표현한다. 이 열 명 가운데에는 어리석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섞여 있다.(마태 25,1-4) 마태오는 여러 계기에 교회 안에 존재하는 차이들과 분열까지 지적한다. 신랑의 지각은 이런 상황을 드러낼 것이다. 처음에는 열 처녀 모두가 똑같이 행동한다. 즉 그들은 모두 잠에 떨어진다.(25,5) 이 사실은 비난받지 않는다.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떤 처녀들은 기름을 가져왔고, 또 어떤 처녀들은 기름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처녀들은 신랑이 나타났을 때, 다른 상황에 처할 것이다.(25,8-9)

여기에서 신랑은 주님을 비유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분의 도착은 물을 갈라 놓는 심판이다. 그분의 메시지를 듣고 행동에 옮기는 사람은 하느님나라에 몫을 차지할 것이다: “준비하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잔치에 들어가고”(25,10) 복음을 그들 삶의 규범으로 삼지 않은 사람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복음을 단지 형식적으로만 받아들인 사람들에게 주님은 말할 것이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25,12) 이 구절의 의미는 사실과 다르게 자신들을 위장한 사람들에 대한 거부다. 예수님의 올바른 추종자로 살지 않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다, “주인님,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25,11) 이 표현은 마태오 복음 7장 21절의 다음 말씀을 회상시킨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다만 말로만 믿었던 사람들에게 주님은 또한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 가라.”(7,23)
 

'지혜로운 다섯 처녀', 제임스 티소. (이미지 출처 = commons.wikimedia.org)

깨어 있기

복음서는 복음의 요구에 깨어 있고, 주의를 기울이라고 촉구하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25,13) 철야(깨어 있음)는 희망에 의해 키워진다. 바오로는 이 희망의 근거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한 주님에 대한 확신이라고 일깨워 준다. 죽음에 사로잡힌 삶은 슬픔에 이끌려 간다.(1테살 4,13) 희망은 우리로 하여금 이 죽음의 삶을 뛰어넘게 한다. 부활을 믿는 것은 아무런 현세적 혹은 역사적 한계를 모르는 삶에 대한 확인이다. 예수님 안에서 죽는 것은 예수님이 그랬던 것처럼, 사랑 안에서 자신의 생명을 내어 놓는 것이다. 하느님도 그와 같이 행동한 사람들을 데려갈 것이다.(1테살 4,14) 영원한 생명은 여기에서, 그리고 지금 시작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영원한 생명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영원한 생명은 주님으로부터의 선물이다.

성경은 하느님께 대한 기쁘고, 즐거운 지식을 얻기 위하여 가르침을 성실하게 갈망하기를 초대하고 있다. 그것이 지혜이며, 지혜의 특징은 사랑이다.(지혜 6,18) 그러므로 지혜는 “하느님나라로 인도한다”(6,20) 지혜는 마태오 복음 구절에서 요구된 것을 분별하도록 우리를 도와줄 것이다. 지혜는 만일 우리가 예수님의 메시지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분의 제자들이라고 감히 말할 수 없도록 할 것이다.

 

구스타보 구티에레스 신부
1928년 페루 리마 출생. 의대를 졸업한 뒤에 사제로 살기로 결단했다. 사제가 된 뒤에는 리마 가톨릭대학에서 신학과 사회과학을 가르치면서 리마 빈민지역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목을 했다. 대표적인 해방신학자로 빈민의 관점에서 복음을 증거해 왔다. 주요 저술로는 "해방신학"(1971)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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