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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개가 왜 사람을 물었을까?[시사비평 - 김선아]

연일 이어지는 교상 사고로 너무나 마음이 아픈 요즘입니다. 

교상, 즉 물려서 생기는 인명피해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이기에 더욱더 속상하고 안타깝습니다. 저는 현재 미국의 UC Davis 수의과대학 부속동물병원에서 동물행동의학 전문의 과정 중인 김선아입니다. 제가 여기서 진료하는 케이스 대부분은 공격성 때문에 내원한 환자 개입니다. 그러한 환자를 매일 치료하는 수의사로서 개의 공격성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 더욱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얼마 전에도 안타까운 환자를 진료했습니다. 학대받던 가정에서 구조되어 다시 진심으로 이 아이를 사랑해 주는 가족을 만나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에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아기가 한 살쯤 되어가면서 개가 아기에게 공격성을 보이기 시작했고 아기를 살짝 물어서 유명한 훈련사에게 가게 되었습니다. 서열 정리를 위해 초크체인과 전기충격 목걸이으로 복종훈련을 받았으나, 공격성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더욱 심해져서 결국 안락사를 결정하기 전에 저희에게 오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공격성을 보이는 개가 최종적으로 오는 곳이 바로 이곳 대학병원 동물행동의학과(동물 정신과)입니다. 이곳 병원에 오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공격성’으로 인해 내원을 하고, 대부분 환자에서 근본 원인은 바로 ‘두려움’입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는 행동으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두렵고 공포스러운지 행동으로 열심히 말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초크체인과 전기충격목걸이 등을 사용하는 것은 아이를 학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개를 사랑해서 그 행동을 고쳐서 포기하지 않고 함께 살고자 했던 개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공격성의 원인이 ‘두려움’이었으니 이러한 도구들은 두려움을 더 심하게 만들었고, 공격성은 더 더 심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상담을 통해 아이를 좀 더 이해하게 되었고,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로 공격성이 많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개는 왜 물까요? 개의 본능적 정상행동일까요? 사람에 대한 공격성, 무는 행동이 개가 보여야 하는 정상 행동이라면 사람과 같이 살 수 있도록 가축화되지 않았을 겁니다. 개의 자손들이 대대손손 사람과 함께 살도록 가축화가 된 지 1만 년이 훨씬 넘었습니다. 그 기나긴 시간 동안 사람들은 함께 살 수 있는 품성의 동물들을 선택했지, 사람들의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공격적인 개와 함께 사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서 종을 개량해 왔기에, 품종에 따라서 특징적 품성이 있지만 ‘공격성’을 위해 개량된 종은 한정적입니다. 즉, 개들은 사람들을 다치게 하려고, 사람을 죽이기 위해 진화하지 않았습니다.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은 대부분 ‘훈련’이 필요한 문제행동이 아니다. 이것은 정서적 문제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그렇다면 개는 왜 사람을 물었을까요? 훈련이 안 되어서일까요?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은 대부분 ‘훈련’이 필요한 문제행동이 아닙니다. 이것은 정서적 문제입니다. 많은 경우는 동물행동의학적 문제, 즉 동물정신과적 문제입니다. 개가 공격성을 보이는 근본 원인이 무엇일까요? 무엇이 개로 하여금 사람에게 으르렁거리고 물고 공격하도록 할까요? 대부분 ‘두려움’ 때문입니다. 

모든 동물들은 두려울 때 세 가지 반응을 합니다. 두려운 대상으로부터 도망가거나, 얼어 버려서 아무런 행동을 못 하거나, 아니면 싸우게 됩니다, 즉 공격합니다. 두려울 땐 피하려고 하지만, 피하지 못할 땐 공격을 합니다. 으르렁거리는 것은 정상적 의사소통입니다. 공격성은 ‘사다리’에 비유를 합니다. 두려운 상대를 만났을 때 처음에는 무서워서 피하는 행동을 보이겠지만, 그래도 가까이 온다면 으르렁거리게 됩니다. 그래도 가까이 온다면 달려들 테고 물게 됩니다. 즉, 사다리처럼 한 단계씩 올라가는 행동입니다. 겁이 많은 동물들은 다가오지 않았으면 하는 두려운 대상을 만나면 으르렁거립니다. 물론 그 이전에 아주 미세한 신체언어를 보이지만, 사람들이 못 알아들으니 '으르렁'까지 가게 됩니다. 즉, ‘으르렁’거리는 것은 ‘두려우니 멀리 가’라는 의미입니다. 

사람들은 귀여운 개한테 다가갈 때 개가 으르렁거리면 ‘저 개가 사납구나’ 하면서 더 이상 다가가지 않습니다. 개는 ‘내가 으르렁 대면 저 무서운 사람이 다가오지 않는구나’라고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부터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다가올 때마다 으르렁거리게 됩니다. 그러다가 멀리 사람만 봐도 미리 행동하게 됩니다. 

모르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으르렁거린다면 주인은 어떤 행동을 할까요? 으르렁거리는 행동을 칭찬하지는 않을 겁니다. 아마도 혼내겠지요. ‘으르렁’거리는 행동에 대해 체벌을 한다면, 더 이상 ‘으르렁’거리지 않게 되겠지만 두려운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 다음 행동인 ‘무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부턴 다가오지 않았으면 하는 대상을 보면 먼저 으르렁 대고 물려고 행동하게 됩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두려움과 공포 때문입니다. 겁이 많아서 두려워서 하는 행동에 체벌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뿐입니다. 초크체인, 전기충격 목걸이뿐만 아니라 목줄을 잡아 당기거나 말로 혼내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공격성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행동치료 중 첫 번째는 어떤한 형태든지 체벌금지입니다.

최근 교상사고들을 보면 사람은 가만히 있었는데 개가 달려들어 사람을 공격한 사고들입니다. 이러한 심각한 공격성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한때는 겁이 많았던 개들이 효과적으로 사람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학습하고, 또한 체벌로 인해 으르렁거리는 경고 행동이 억제되면서 공격성이 발전하여 이제는 먼저 공격하는 경우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공격성을 보이는 개들은 원래 겁이 많은 동물일 수도 있고, 사회화 시기에 긍정적으로 경험하지 못했거나, 또는 과거에 부정적 경험을 통해서 두려움을 갖게 되었을 수 있습니다. 사회화 시기는 3개월령 즈음에 끝나게 됩니다. 즉, 그 이후에 시도하는 모든 교육은 ‘사회화교육’이 아닌 오히려 더욱더 두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무조건 많이 경험한다고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미지 출처 = PxHere)

공격성을 가진 개,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격성은 동물정신과적 질병입니다. 왜 공격성을 보이는지에 대한 분석을 하고 진단을 한 뒤에 치료를 해야 하는 질병입니다. 훈련이 안 되어서가 아닌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의 부족으로 인한 질병이기에 약물치료가 필요합니다. 약물치료를 통해서 ‘불안’, ‘공포’, ‘충동성’, ‘흥분성’을 줄여 주고 좀 더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감정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교육(훈련)이 되지 않습니다. 약물치료만으로 공격성이 치료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약물치료와 함께 ‘복종훈련’이 아닌 행동치료도 병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동물에게 무조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약물치료와 기본 교육을 통해서 준비가 된 뒤에 행동치료가 가능합니다. 

목줄은 자유를 빼앗는 도구인가요? 목줄을 하는 이유는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하지만 내가 키우는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두 살짜리 사람 아기를 데리고 복잡한 곳을 갈 때 아기 혼자 걷게 하지 않을 겁니다. 아기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꼭 손을 잡고 걷겠지요. 우리가 키우는 동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우리가 키우는 아이들의 안전은 보호자의 책임입니다. 2살짜리 사람 아기에게 자유보다 안전이 중요하듯 강아지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줄로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을 위해 손잡고 걷는 것입니다.

입마개 과연 필요할까요? 이 세상의 모든 개들은 입마개 교육이 도움이 됩니다. 입마개를 하고 산책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입마개는 ‘수갑’처럼 무언가 제어하기 위해 가르치는 도구가 아닙니다. 평상시에 간식 그릇처럼 쓰다가 필요할 때 주둥이에 씌우는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나쁜 기억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억으로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입마개 중에서도 편하게 숨을 쉬고 간식을 먹고 물을 마실 수도 있는 형태인 플라스틱 바구니형 입마개를 가장 추천합니다.

그렇다면 공격성을 가진 개들에게 입마개를 씌우고 산책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교상사고의 예방은 되지만 근본 해결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개들은 산책을 시키지 않고 대체할 수 있는 운동을 시키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두려운 상태에서 입마개까지 씌우고 산책을 한다면 더더욱 공포심은 커져만 갑니다. 입마개는 공격성의 원인 치료가 아닙니다. 뭔가 공격적인 행동을 억제하는 것보다는 근본 원인인 ‘공포심’을 제거하고 행동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상 사고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키우는 동물에 대한 이해입니다. 동물의 성격과 행동은 보호자가 가장 잘 압니다. 겁이 많은 동물을 키우는 보호자가 적극 대변해야 합니다. "우리 개는 겁이 많으니 만지지 마세요.", "우리 개는 겁이 많으니 모른 척해 주세요."라고 대변하고 피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않고 멀리서 사람을 보면 다른 곳으로 돌아가면서 공격성의 원인과 대상과 가능한 만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두려움의 대상들을 계속 만나게 되는 긴장의 연속인 산책은 개와 보호자에게도 즐거운 산책은 아닙니다. 그리고 필요하면 꼭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공격성은 교육의 문제가 아닌 치료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개를 만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쁘고 귀여운 사람 아이들이 지나간다고 무조건 가서 인사하거나 만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유독 강아지들에게는 가서 아는 척을 하거나 갑자기 만지는 행동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들이 겁이 많은 동물들에게는 위협적인 행동이 되고 다음에 공격성의 원인이 됩니다. 

교상 사고는 개를 키우는 사람과 개를 만나는 사람이 조금만 이해하고 행동하면 예방할 수 있는 사고입니다. 꼭 예방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개의 ‘주인’으로가 아닌 ‘보호자’로 행동해야 합니다. 더 이상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김선아(실비아)
충남대 수의과대학 학사, 서울대 수의과대학 석사 및 박사를 수료하고, 국내에서 최초로 동물행동의학적 문제만을 진료한 ‘비아동물행동클리닉’ 원장, 해마루케어센터 센터장을 거쳐서 미국 최고의 수의과대학인 UC Davis 수의과대학에서 동물행동의학 (동물정신과) 전문의 과정 중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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