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부터 숙명여대, 국민대 등, 지역 사회로 함께 나아가는 통로 기대

서울대교구 대학교사목부가 대학 사목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대학 내 가톨릭학생회와 교구 연합회 사목을 담당하는 대학교사목부는 학부 재학생 회원 중심의 교내 활동에서 대학원생과 졸업생으로 그 대상을 확대하고, 교직원과 교수 모임과 연계하도록 하는 한편, 학교 밖으로는 인근 지역 본당과 교류하는 형태를 시도하고 있다.

현재 가톨릭학생회와 본당이 연계를 맺고 있는 곳은 숙명여대와 청파동 본당, 서울대와 낙성대동 본당 등이며, 최근 국민대와 정릉동 본당이 새롭게 교류를 시작했다. 

사회에 나아가 어디서든 신앙인으로 봉사하며 살 수 있도록 신앙의 질적 향상 꾀해
학내에 머물기보다 인근 본당과 지역사회 활동 모색

대학교사목부 은성제 신부는 이는 학부생은 물론 대학원생, 교직원, 교수 등 학내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연계함으로써 다양한 활동에 대한 원의를 충족할 수 있도록 고민해 온 결과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인근 지역 본당과 연계 역시 “아직 일괄적으로 모든 학교에 적용하는 단계는 아니며, 자발적으로 이러한 형태를 만들었던 서울대와 숙명여대, 최근 국민대까지 3개 대학에서 시도하는 단계다. 

그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가톨릭학생회를 비롯한 학내 신앙인들의 복음화와 실천이 보다 다양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 신부는 대학생들이 어디에서 활동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교를 졸업한 뒤 사회에 나가서도 어디서든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신앙을 질적으로 향상하고, 교회 공동체를 통해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든 봉사하는 것이 신앙인의 모습이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본당과 가톨릭학생회 등이 함께 마련하는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이나 견진 캠프 등을 예로 들면서, “이 과정에서 특히 본당이 (대학생들을) 일꾼으로 데려오는 개념이 아니라 따로 또 같이 더 풍성한 신앙 활동을 위한 교류와 상호 지원, 참여를 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 과정에서 가톨릭학생회와 본당이 함께 지역사회의 복음화를 위한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다며, “빈첸시오회 참여 등 새로운 활로를 만들 수 있고, 기본적으로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소통과 참여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국민대와 정릉동 본당이 교류를 시작하면서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염수정 추기경이 주례한 이 미사에는 학내 구성원과 본당 신자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 제공 = 서울대교구 대학교사목부)

그러나 가톨릭학생회 등이 본당 신심단체화 되어서는 안 돼
속인주의와 속지주의 공동체의 상호 협력 모델 기대

가톨릭학생회가 인근 본당의 지원을 받고 교류한 사례는 서울대와 낙성대동 본당으로 시작됐고, 이는 현재 하나의 모델이 됐다. 낙성대동 본당 설립 목적 가운데 하나는 ‘서울대 사목’이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내 가톨릭 단체는 가톨릭학생회와 기도모임 ‘FIAT’, 청년성서모임과 몇몇 단과대별 가톨릭공동체 등이 있으며 이들은 ‘서울대학교 가톨릭 공동체 연합’으로 조직되어 있다. 가톨릭 공동체 연합은 2001년부터 매주 학내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하며, 가톨릭 교수회인 ‘하상바오로회’와 ‘교직원회인 ’대건회‘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낙성대동 본당과의 교류는 낙성대동 본당이 서울대 사목을 염두에 두고 설립된 본당이었던 만큼 현재 주임 사제가 서울대 사목담당 사제를 겸하며, 대학생사목부 담당 사제와 협력한다.

서울대 가톨릭학생회 ‘울톨릭’ 졸업생이자 현재 학교 강사로서 교내 가톨릭 단체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조원형 씨(보나벤투라)는 본당과 협력 이전부터 본당 교류까지 모두 지켜봐 왔다.

그는 학내 가톨릭 단체와 본당 교류는 “속지주의적 공동체인 본당과 속인주의적 공동체인 대학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면서, “구체적 방법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고, 여전히 방향을 모색하는 시기이기도 하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매 학기 개강과 종강에 맞춰 미사를 드릴 때, 낙성대동 본당 교우들이 음식 지원을 해 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학교와 직접 관련이 없는 본당 교우들이 이 미사를 정형화된 연례 행사로만 여길 수도 있다. 본당이 학교 공동체를 돕는다는 개념에서 머문다면 대학과 지역 본당의 협력과 연대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데까지는 나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나아가 조 씨는 이러한 교류 과정에서 대학 내 가톨릭 공동체가 본당 내 신심 단체와 같은 취급을 받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공동체와 본당 공동체 사목을 겸하다 보면, 사제 입장에서는 대학 공동체가 본당 내 신심 단체의 하나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학 내 공동체는 그 규모나 역사와 상관없이 별개로 조직하고 활동해 온 공동체”라고 설명하며, “이 점을 교류 본당 사제들이 인지하고 그 자율성과 특수성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 앞으로 대학 사목 담당 사제들과 각 대학이 속한 지역 본당 사제들이 더 자주, 긴밀하게 대화하고 협력한다면, 대학 내 가톨릭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속지주의와 속인주의 공동체 사이의 협력과 연대 문제는 비단 학교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 조직 사이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그런 만큼 일찌감치 서로 협력해 온 서울대와 낙성대동 본당이 좋은 선례를 남기기 바란다고 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