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순교자들에 대한 첫 시복재판

'하느님의 종 신상원 보니파시오 아빠스와 동료 37위’ 그림.(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소장) (이미지 출처 =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홈페이지)
'하느님의 종들' 명단 (자료 출처 =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시복을 추진해 온 ‘신상원 보니파시오 아빠스와 동료 순교자 37위’에 대한 예비심사가 19일 끝났다.

이들은 한국전쟁을 전후한 시기인 1949년부터 1952년까지 북한에서 순교했거나 순교한 것으로 추정되는 성 베네딕도회 소속 남녀 수도자들과 덕원자치수도원구와 함흥교구 및 연길교구 소속 교구사제들을 포함한다. 독일인 선교사가 다수 포함됐다. 이들에 대한 예비 심사를 마치는 데는 10년이 걸렸다.

한국인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가 13명이고, 독일 7개 교구 출신 사제와 수도자가 25명이다. 교계 직분으로 세분하면 주교 1명, 성직수사 13명, 덕원교구 및 함흥교구 사제 4명, 평수사 13명, 수녀 3명, 평신도 1명이고 연길교구 사제 2명도 포함돼 있다.

주교회의 제공 자료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23명은 평양인민교화소, 자강도 만포 관문리 수용소 등지에서 총살이나 지병으로 죽었고, 13명은 옥사덕 수용소에서 영양실조와 과로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2명은 해주 인민재판장에서 사형선고를 받아 근처 바닷가에 생매장됐다.

또 자료에서는 “시복 청원은 이들이 우리 역사의 한복판에서 우리 민족과 운명을 함께 나누었다는 데 각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이들의 삶과 죽음은 그 자체로 이미 한국 현대사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의 정치, 사회적 혼란, 그리고 한국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민족의 절망과 아픔을 고스란히 몸으로 겪은 분들이며 이들의 순교 행적은 교회 안에서뿐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이가 가슴에 품고 공경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예비심사 조서는 10월 21일에 교황청 시성성에 제출된다.

성 베네딕도회는 1909년 2월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수도승 2명이 제물포항을 통해 입국해 서울 백동(혜화동)에 수도원을 세우며 시작한, 한국의 첫 남자수도회다.

'신상원 아빠스와 동료 순교자 37위' 시복시성 예비심사 과정. 소송은 17차에 걸쳐 회기가 열렸다. (자료 출처 =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신상원 아빠스와 동료 순교자 37위' 시복시성 예비심사 과정. 소송은 17차에 걸쳐 회기가 열렸다. (자료 출처 =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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