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망재단, 지금여기 공동 캠페인 - 47] 글 모르는 90퍼센트에게 새 삶을 열어 주세요

국제개발협력단체인 한국희망재단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가난하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캠페인을 2017년 한 해 동안 진행합니다. 10월에는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을 맞아 교육과 역량 강화를 통해 사회적 고립과 빈곤을 이겨내고 경제적 자립을 모색하는 탄자니아 마사이공동체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 편집자


마사이 하면 무엇이 연상되나요?

지구상에서 가장 용맹한 종족으로 알려져 있는 마사이. 사냥과 유목생활이 발달해 남성들은 허리엔 날이 서 있는 중칼과 손에는 가축을 몰기 위한 장대 막대기를 상징처럼 지니고 있죠. 오랜 유목생활로 다져진 남다른 보행법이 상품화되어 한때 날개 돋친 듯 팔렸던 워킹화. 흔히 우리가 마사이 하면 떠오르는 기억들일 겁니다.

세상의 모든 소는 신이 준 마사이의 것이라 여길 정도로 소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전통 유목생활을 고수하며 용맹스러운 기개를 떨쳤던 그들에게 최근 큰 시련이 닥쳤습니다. 바로 기후변화입니다.

농사짓는 마사이의 모습.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전통적인 삶에서 밀려나 정착하는 마사이

거대한 소 떼와 염소 떼를 몰고 초지를 찾아 아프리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마사이들의 유목생활에도 제약이 찾아왔습니다. 기후변화로 아프리카 많은 지역이 심각한 가뭄과 식수난을 겪고 있고 동물들을 먹일 초지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국경 폐쇄로 자유로운 이동조차 어려워지자 마사이들은 유목생활을 포기한 채 마을을 이루어 정착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는 경제활동이나 식습관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데 기존 마사이들은 풀이나 채소를 자신들이 기르는 동물의 먹이로 치부하고 육식만을 고집했지만 정착생활을 하며 농사를 많이 짓게 되자 수확한 농산물을 자연스럽게 먹게 되었습니다. 농업은 식량부족과 빈곤을 겪는 마사이들에게 소득 창출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모인 마사이공동체.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90퍼센트에 육박한 문맹률은 마사이들의 고립된 삶과 빈곤을 초래

재단 사업지가 있는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주 므왕가 구역 엔데베시 마을은 주민 대다수가 마사이들인데 약 1500명 중 문맹이 90퍼센트나 됩니다.

마사이들은 'Maa'라는 전통 부족언어만을 썼기 때문에 탄자니아 공용어인 스와힐리어를 익히지 못했습니다. 남아들은 주변 학교가 없어 장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데 스와힐리어로 수업이 이뤄지는 탄자니아 공교육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이마저도 중퇴가 허다했습니다. 여아들은 교육기회가 단절되어 조혼과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고, 글을 모르는 성인들은 소득창출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와 기술에 접하기 어렵고, 상업 활동, 구직을 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9월 엔데베시 초등학교 완공식을 마쳤다.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탄자니아 마사이공동체 ‘엔데베시 초등학교’ 건립

이런 마사이공동체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희망재단은 기쁨나눔재단, 바보의 나눔과 함께 지난 2016년부터 마사이공동체 초등학교 건축사업을 추진하였습니다. 2년간의 공사 끝에 2017년 9월 엔데베시 초등학교를 완공하였습니다. 완공된 학교에는 6개 교실, 교무실, 교사기숙사, 화장실과 우물이 들어섰습니다.

초등학교 건립에 대한 주민들의 오랜 열망은 건축 전 과정에서 공고한 협력으로 이어졌습니다. 공사 시작에 앞서 주민, 정부교육부 관계자, 현지 협력단체인 더그레일은 학교 발전위원회를 구성해 협력방안을 함께 모색하였습니다. 지방정부에서는 건축 부지를 제공하고 행정처리에 도움을 주었고, 주민들은 건축과정에서 자재 운반, 물 운반, 노동봉사를 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기다리고 있는 여학생들.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문해율 향상은 마사이들의 빈곤 극복과 여권 신장에 기여

이번 건축사업은 탄자니아 엔데베시 마을 마사이들의 문해율을 높이고 특히 여아들의 교육기회를 넓히고 조혼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학교에서는 아동교육과 더불어 오후 시간 성인 문해교육도 할 예정인데 7-19살 아동, 청소년과 20-45살 주민 등 대략 500여 명이 기초교육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초등학교는 여아들의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통학상 안전 문제와 보수적인 전통 때문에 교육 기회가 적었던 여아들은 마을 인근에 초등학교가 생김에 따라 기초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교육은 여아들의 꿈과 희망을 단절시켰던 조혼을 막고 역량을 강화하고 여권을 신장하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성인들은 성인문해교실을 통해 탄자니아 공용어인 스와힐리어를 익힘에 따라 농업기술과 목축 기술 및 가공 기술 등을 배워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와힐리어를 익힌 청년들은 시내에서 일자리를 구하거나 상업 활동이 쉬워져 빈곤을 이기고 경제적 안정을 이루는 소중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마사이공동체 아이들.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2018년 배움의 ‘새 봄’을 맞게 된 마사이공동체

지난 9월 완공식을 한 엔데베시 초등학교는 향후 탄자니아 교육부로 이관되어 운영의 지속성을 담보하게 되었습니다. 교육부에서는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 지역 내 초등학교 입학자 조사, 학교운영에 필요한 행정 절차, 교육물품 준비, 교사배정 등을 마무리하고, 2018년 1월 정식으로 개교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탄자니아 마사이 주민들이 경제 자립을 이루고 지속 가능한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한국희망재단 활동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클릭http://www.hope365.org/sub4_main.php

 
 

*한국희망재단(이사장 최기식 신부)은 가난과 차별로 소외된 지구촌 이웃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된 국제협력단체입니다. 일시적, 응급 구호가 아닌 국가 마을공동체 개발을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고, 현지 NGO와 협력해 사업을 추진합니다. 현재 인도와 방글라데시, 짐바브웨, 탄자니아 등 8개국에서 식수 개발, 빈곤 극복, 집짓기, 빈곤아동 교육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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