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통해 약자를 도울 기틀 마련... 군의문사소송, 의료소송 등 필요자금으로

지난 5월 25일, 고 유현석(사도요한) 변호사의 5주기를 맞아 가족들과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유현석공익소송기금>출범식을 열었다.

천주교인권위원회의 김형태변호사는 사회각계각층의 약자들을 법을 통해 도왔던 고 유변호사의 뜻을 기리고자 유가족이 맡긴 5천만원을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구조와 인권신장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군의문사소송이나 의료소송 등 “소송을 통해 약자를 돕는” 일에 촛점을 맞추어 "공익소송에 씨앗이 되도록 기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출범식 전에는 정의구현사제단과 평소 고인과 친분이 있는 법조인들, 일반신자, 가족들이 함께 추모미사를 드렸다. 미사 중에 함세웅 신부는 “고 유현석 변호사는 법이 상식에 기초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신 분이며 동지적 신앙 안에서 연대하신 분”이라고 기억했다. 이어 함 신부는 “(유변호사가) 정의평화위원회활동을 할 때 다른 부서는 모두 사제나 주교가 책임자였는데, 정의평화위원회만 평신도가 회장이었다. 그런데 1988년 아무런 상의없이 주교들이 정관을 없애고 주교가 위원장이 되었다”고 말하며, “유변호사는 교회를 대신해 속죄하겠다면서,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혼자 안으로 아픔을 삭혔다”고 회고했다.

이어진 추모식에서 성염 전 교황청대사는 “(고 유변호사는) 사법당국의 발톱에 채인 사람들의 권리를 옹호하고, 무죄한 사람들의 십자가를 대신 지면서 그들의 무죄를 끝까지 외친 사람”이며, “교회가 불의에 무감각할 뿐 아니라 협력하는 것에 분노한 분”으로 기억했다. 홍성우 변호사는 “정통 법조 재야인사이면서 동시에 이 나라 민주화를 위해 법률가가 걸어가야 할 길을 당당하게 걸어온 분이며, 인권변호사들이 자칫 소외당할 수 있는 풍토를 정통 법조계와 연결시켜 주는 가교역할을 했으며, 후배들에게는 든든한 멘토였다”고 회상했다. 권근술 전 한겨레신문 사장은 “근검소탈하였으며 기품을 잃지 않고 해학을 놓치지 않으신 분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 공익소송기금 전액은 모두 두 차례에 걸쳐 유가족에 의해 조성된 것이었으나, 오히려 유현석 변호사의 아들인 유이규 신부(작은 형제회, 유족)는 “여러분이 내 주신 것을 되돌려 드린 것에 불과하며, 기금을 더 풍요롭게 하지 못했다. 아버지의 삶을 따라 살겠다”고 겸손하게 유족을 대표하여 인사말을 전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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