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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제의 강론[기도하는 시 - 박춘식]
묵주기도 (이미지 출처 = Pxhere)

어느 사제의 강론

- 닐숨 박춘식

 

묵주알이 한 단에 왜 열 개인지

일곱 개이면 좋을 텐데

온종일 생각했습니다

 

열 손가락으로 먹이를 찾고 집을 짓고

열 손가락으로 사랑을 베풀고

열 손가락으로 하느님 손을 꼬옥 잡으라고

어제 열무김치를 먹다가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또 장단을 맞추느라고

묵주기도성월이 10월이지요

 

강론 마치자 열 손가락이 손뼉을 치며

성모님께 열렬한 찬미를 드립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2017년 10월 9일 월요일)

 

기도 바치는 습관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묵주기도가 조금 싱겁고 지루합니다. 그리고 분심이나 잡념과 잘 어울리는 기도입니다. 조금이라도 느슨한 자세가 되면 묵주기도 하는 동안에 시장 볼일도 보고 안방 정리도 합니다. 그리고 운동화를 어디서 사야 하는지 궁리도 합니다. 그러다가 예수님께서 승천하셨다는 신비를 묵상할 때는, 몇 달 전 하늘 높이 비행기 타고 시나이산 성지순례 추억도 신나게 되새겨 봅니다. 기도에는 잡념이 붙어 다니기 때문에 옆길로 가더라도 다시 예수님의 손을 잡으면 빙긋 웃으시며 매우 기뻐하십니다. 매일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세상에 묵주기도만큼 편안하고 아름다운 기도가 없다는 느낌이 들면, 그 신자는 틀림없이 뜨거운 은총 안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로 보아도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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