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 신부, "자살한 사람 위해 미사 안 하는 것이 교회전통.."

강기갑 의원과 박홍 신부가 5월 28일 오늘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을 보여주었다.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으 검찰수사에 대해 "지난 6개월동안 수사상황을 되돌아보면 아무튼 모욕주기 편파, 기획수사해서 전 정권에 대한 집중적 수사가 진행됐다"면서 "계속해서 검찰수사가 언론에 드러나면서 수사 자체를 하면서 이미 재판을 다 해 버린 그런 형식"으로 "타살"이나 진배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책임은 "검찰의 책임이 있다 정도를 넘어서서 이명박 정권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의 수사권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애써왔지만, 이명박 정권 아래서 "태생적 관행처럼 권력의 눈치보는 검찰의 행태가 이번 수사과정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명박 대통령이 편파적 수사과정을 "고의방치 정도가 아니고 적극적 개입과 조정이 있엇을 것"이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뜨거운 추모열기는 "실제 억압정치에 대한 분노이자 억울한 희생에 대한 국민들의 자기 성찰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대통령 서거로 인한 슬픔때문에 국민들이 소용사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렇게 두렵고 겁이나면 자수해서 반성과 고백을 제대로 해야 한다. 이게 민주주의다"라고 일갈했다.

한편 박홍 신부(예수회)는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 이후에 추모객이 많은 이유에 대해 "평소에 그 분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서 과감하게 또 좋은 일도 많이 했기" 때문이며, "그 분의 삶의 스타일이 또 뭐 개방되었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서 가까이 하고 이런 특별한 인연이 있어서 추모객이 좀 많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우리 한국 사람들이 욕을 하다가도 사람이 죽으면 같이 슬퍼하고 죽은 이를 위해서 잘 되기를 바라고 용서하고 기도하고 이런 특별한 심성을 가진 백성"이라고 평했다. 

검찰수사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을 선택한 것에 대해 "거짓말하고 잘못한 거 사실 있지 않냐?"면서 "그게 드러나고 하니까 자기도 창피하고 답답하고 하니까 그 길을 선택한 게 아니냐?"며 반문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봉하마을과 명동성당에서 추도미사를 봉헌하는 데 대해 박홍 신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86년인가 세례를 받았지만 냉담했"고, "가톨릭 신앙을 버렸다"는 것이다. "죽는 순간에 참회를 하고 만일 그리했다면 모르겠는데 대통령이라는 분이 세례를 받았지만 그 분은 가톨릭 신앙을 실천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냉담자의 경우에다 자살했을 때는 "우리 가톨릭 전통은 공개적으로 그 분을 위해서 미사를 올리는 것을 금한다"고 말했다.  "자살이라는 것이 절대 바람직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다만 "하느님께 자비를 빌고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즉, 박홍 신부는 "개인적으로는 조용하게 자살한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교구장 주교들의 제외하고는 대부분 주교들이 조문이나 분향에 참여하지 않는 데 대해 "그냥 조용하게 매일 우리 미사 때에 모든 죽은 이들을 위해서 기도한다"면서, "자살한 사람을 위해서도 그 분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서 하느님께 기도"하지만 "자살한 사람을 위해서 공개적으로 그 미사를 올리고 이러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우리 가톨릭 교회의 전통"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편 평화방송을 통해 이 보도가 나가고 나서, 일부에서는 장례식 전날에 양 극단에 서있다고 방송측에서 이미 판단하고 있는 강기갑 의원과 박홍 신부 두 사람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것 자체가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인지 의아해 했다. 신자들과 시민들이 좀더 복음적이면서 합리적인 견해를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는 언론의 본분을 떠나, 지난 해 6월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평화방송 같은 프로그램에서 보수논객 이문열 씨를 등장시킨 것처럼 상업적 선정주의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는 것이다.

경남 민언연 이사이며,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언론과 교회>란에 언론비평을 하고 있는 김유철 씨는 "평화방송이 언론으로서 기본적 예의조차 버린 것 같다"면서, "죽은 자에 대한 예의가 없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서 이번에 강기갑 의원과 박홍 신부를 인터뷰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교계의 시각을 비추어 주는 것인데 그 시간과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한다"고 하면서, "장례를 하루 앞두고 진보와 보수의 입장을 듣는 게 누구에게 평화를 주는지 묻고 싶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한편 김유철 씨는 이석우 PD의 마지막 질문인 정의구현사제단의 위령미사와 주교들의 태도에 대한 질문이 가장 핵심일 텐데, 이에 응답하는 박홍 신부의 견해에 대해서 "성직자가 교회법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면서, "이미 1983년에 개정된 교회법에는 자살자에 대한 미사 금지 항목이 없어진 점"을 지적하며 "교회법은 나쁜 사람을 격리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선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하느님의 애덕을 적절히 펼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했을 때 세상은 교회를 위해 울어주었으나, 주교로 대표되는 한국천주교회는 온 국민이 애도하는 가운데 세상을 위해 울어줄 마음이 없는 것 같다"면서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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