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의 땅과 자유]

▲ ‘땅과자유’(http://cafe.daum.net/narakhanal)에서 지난 5월 15일 개최한 ‘권정생 2주기 추모의 밤’에 참석한 지율 스님 ⓒ 땅과자유 ‘티끌’

노무현을 그토록 괴롭힌 조중동, 그가 가버린 지금, 이 신문들은 그의 죽음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끊임없는 비아냥과 조소를 담은 그들의 야비한 기사로 인해 받았을 고인의 상처는 실로 어마어마했을 테니 말이다. 그 치졸한 수법으로 한 사람을 매장시킨 예가 또 있다. 바로 천성산의 지율 스님이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그 조중동 (찌라시)신문들은 ‘2조 5천억 국고손실’ 운운하면서 지율 스님의 천성산 투쟁을 하나의 조소거리로 만들어버렸고, 그로 인해 세상사람들에게 지율은 천문학적인 혈세를 낭비케한 장본인이 되어버렸다. 그의 천성산 사랑은 ‘광신’ 쯤으로 매도되어 버린 결과를 낳은 것이다. 시쳇말로 미친 여승 하나 때문에 국민 혈세만 낭비한 꼴이란 것이다. 그로 인한 받았을 여승 지율의 정신적 충격 또한 엄청난 것이리라.

그러나 지율은 그들이 생각하듯이 나약하지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 숱한 목숨을 건 단식과정을 이겨낸 힘은 ‘초인’의 그것이었고, 결과적으로 조중동은 그 ‘초인’을 건드린 것이다.

스님은 이들의 아무런 근거 없는 ‘마녀사냥’에 홀로 싸워왔고, 그 결과 2조 5천억의 실체에 대해서 진실을 밝힌 것이다. 145억. 그렇다. 현실적 진실은 2조 5천억이 아니라 145억이었던 것이다.

▲ <동아일보> 2007년 9월 3일자 보도

이 기막힌 왜곡을 저지를 수 있는 것들이 바로 이들 조중동이다. 특히 <조선일보>는 그 악명이 자자한데 오죽했으면 ‘좆선일보’라는 애칭(?)을 얻었을까? 그 <조선일보>와의 싸움을 스님은 아직도 홀로 외롭게 이어오고 있다. 그 집요한 ‘나홀로 소송’을 오랫동안 진행한 끝에 최근 결국 <조선일보>에도 일격을 가하는 고무적인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바로 <조선일보>에 맞서는 ‘나홀로 소송’을 시작한 지 꼭 1년 만인 지난 달, 법원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화해 권고 결정안을 통고 받은 것이다.

경사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스님의 진실을 향한 집요한 투쟁은 드디어 빛을 본 것이다. 이렇게 진실은 밝혀지게 되어있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뻔뻔스럽게도 이 법원의 조정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통보를 해왔다 한다. 지율 스님에 따르면, “법원에서 제시한 위 조정안에 대해 조선일보의 측의 대변인은 사실관계에 대한 5줄의 정정 보도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사실과 다르게 보도되어 지율스님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대하여 사과드립니다"라는 마지막 한 구절은 지면에 싣기 곤란하다고 했다는 것이다. 역시 <조선일보>답다.

어쨌든 여전사 지율은 결국 <조선일보>의 허위보도 사실을 밝혀냈고, 법원의 판결까지 받아냈다. 그리고 현재 여타 보수신문들의 같은 왜곡보도에 대해서도 소송을 진행중에 있다. 정말이지 그의 진실을 향한 이같은 행보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맞아 또 다른 한 면에서 그와 대척점에 설 수밖에 없었던 스님은 최근 스님이 발행하고 계신 뉴스레터 <초록이 공명>에 올린 글 '어떤 운명'에 이렇게 썼다.

"평소 죽음을 반복되는 순환의 하나라고 굳게 믿고 있었지만 그제 인터넷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 소식을 듣는 순간 멈짓 당황했고 한동안 얼어붙어 기사를 클릭해 들어 갈 수 조차 없었다. 얼마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인터넷을 켜고 그 사실을 확인해 가면서 이유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집권 초기부터 그와 얽힌 인연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러나 가슴은 계속 두근거렸고 그 시간에 마음에 무엇이 왔다갔는지 잘 표현 할 수는 없다.”

이어 진정으로 고인이 “부디 깊고 슬픈 언덕에서 떨어져 내린 망자의 길에 안식과 평안이 함께 하기를.....” 하면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리고 스님은 최근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사업의 전단계라 보지 않을 수 없는 4대강정비사업의 실체를 밝히는 일을 또 시작하고 있다. 낙동강을 따라 수차례 순례를 계속하면서 그 죽임의 공사에 대해서 증언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과 여전히 싸우고 있고 또한 이명박 정부의 오만한 ‘삽질’의 허구성에 대해서도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들에게 인간을 포함한 뭇생명의 존엄에 대해서도 큰 깨달음을 준, 우리시대의 스승이자 여전사인 지율 스님의 행보에 무한한 찬사를 바쳐야 하지 않겠는가?

바라는 바, 그의 이 외로운 싸움에 관심과 지지, 연대의 뜻을 보내주었음 좋겠다. 그러면 그렇잖아도 그 오랜 세월의 싸움으로 지친 그의 영혼이 잠시 쉬어가면서 무한한 힘을 재충전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것은 아마도 <초록의 공명 http://www.chorok.org > 사이트에 가입하고, 지지와 연대의 뜻을 올리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님, 한 말씀. "범죄보다 범죄를 다루는 기사가 더 잔혹하다는 것을, 사건보다는 사건을 유추하는 논리가 더 사람들을 격앙시키는 것을 나는 ‘천성산 운동’을 하면서 보았다. 누군가는 이 싸움에서 죽음을 택했지만 나는 살아서 그들을 법정에 세우겠다."

어쩌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유산은 지율 스님이 벌써 받아 안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선일보>라는 거대한 권력에 맞서 싸우면서 말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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