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성 교수, "종교 문제 아닌 분야 전문성 따져야"

24일 문재인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 박성진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를 지명했다.

▲ 박성진 후보자는 부산 해운대 출신의 포스텍 1회 수석 졸업생이다. (사진 출처 = 포스텍)
청와대는 관련 브리핑에서 “2012년부터 창업과 기술사업화 지원을 위해 설립된 포스텍 기술지주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계공학자이자, 20년 전부터 대기업과 벤처기업에서 현장 경험을 쌓아 온 학자”라고 지명이유를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7월 20일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새로 만들어졌고,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107일 만에 모든 부처의 장관을 임명하거나 지명했다.

그런데 과학기술과도 연관이 있는 새 부처에, 과학계의 일반상식인 진화론을 부인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 온 이가 수장이 되는 데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24일 <시사인> 보도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한국창조과학회에서 이사직을 맡아 왔다.

한국창조과학회 이은일 회장은 홈페이지 글을 통해, “하느님을 믿으면서도 진화론의 해악에서 벗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지금까지 창조과학회는 학술과 교육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일을 해 왔고 진화론을 인정하는 신학과 교회를 변화시키는 데 창조과학의 목적이 있다"고 했다.

박성진 장관 후보자는 8월 24일 한국창조과학회 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김윤성 교수는 “개신교 안에서 창조과학의 영향력이 크다”면서, 국내 거의 대부분의 교단들이 후원하고 있는 초교파 평신도 운동 단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박 후보자의 한국창조과학회 이사직 경력에 대해 “직무 수행 능력과 개인의 신앙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면서, "혹시라도 장관으로 일을 하는 데 특정한 종교적 견해가 개입될 여지가 있다면 큰 문제가 되겠지만, 창조과학회 활동이 단순 취미 생활 정도라면 중소벤처부 장관에 적합한 자격이 있는지 그 전문성을 따져야지,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는 종교 문제로 청문회에서 논의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24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성명을 통해 "박성진 후보는 중소벤처업계가 당면한 문제를 잘 해결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와 달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는, 포스텍 기술지주회사 대표로 있는 박성진 장관 후보자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아 후보자를 판단하기 곤란하다면서도 "현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의 관점에서 중소벤처 분야를 보고 있다. 박 후보자의 현재 경력으로 봐서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 들어 있는 것들을 수행해 나갈 정책 역량이 있는지, 장관으로서 포괄적인 정책들을 다룰 수 있는 적임자인지는 의문"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박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 장관에 임명되면, '한국창조과학회' 출신으로는 최초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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