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차원의 공식추모미사 있었으면

▲ 25일 오후 6시 30분 서대전 시민공원에 자발적으로 차려진 분향소를 찾는 추모객중에는 학교를 마치고 온 여학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서울, 대구, 광주전남 등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추모위원회가 결성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에서도 추모위원회가 결성되었다.

대전지역 시민단체와 종교계, 노동계, 정당 등 각계각층이 총망라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대전추모위원회'가 26일 오후 서대전시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활동에 들어갔다.

추모위는 "노 전 대통령이 권위주의와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민주화와 정치개혁, 남북의 화해협력을 위해 헌신했음과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국정의 핵심과제로 삼은 대통령으로 역사와 국민은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추모위는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을 끝내 좌절시킨 것이 무엇이었는지, 고인이 남긴 시대의 유산을 어떻게 계승하고, 국민들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낡은 정치문화 및 일방적 국정운영 방식을 쇄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추모위는 앞으로 장례가 치러지는 이번 주를 노 전 대통령 추모기간으로 정해 애도하고, 27일 저녁 7시 서대전시민공원에서 '대전시민추모제'를 개최하며, 29일 서울에서 열리는 영결식에 대대적으로 참석하고, 다음달 2일 2차 '시국모임'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추모기간이 지난 후 시민사회단체, 학계, 종교계 등이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통해 현 정치상황을 진단하고 국정운영쇄신에 대한 촉구 등에 대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4일째인 26일 대전의 서대전 시민광장에 시민들 스스로 마련한 분향소에는 추모인파가 끊이지 않았다.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학생, 퇴근하면서 들린 직장인, 일부러 조문하기 위해 찾아온 가족 등 남녀노소 각양각색의 시민들이 조문 행렬에 동참하고 있었다.

▲ 대전 시민공원 분향소에서 분향을 마친 초등학생 자매가 노란 추모리본에 추모글을 써서 줄에 달고 있다.

 3만 2천㎡ 시민광장 주변에는 조문객들의 애도의 마음이 노란 리본과 메모지에 빼곡히 붙어 있었다.
"십자가지고 가신 임 따르겠습니다." "노무현대통령님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세요" "'순수영혼을 지니셨던 분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노무현 아저씨 하늘나라에선 오해없이 편히 쉬세요. 그리고 하느님 우리 노무현 아저씨 행복하게 해주세요. 아멘” 등 애절한 사연들이었다.

대전에 사는 천주교신자 송 모(46세)씨는 “현 정부는 박 전 대통령 때보다도 더 독재적인 것 같다. 이러면 안 된다. 모든 국민이 화합할 수 있도록 자성하고 새롭게 나지 않으면 나라가 어려울 것 같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노란 리본 길이 안개 속을 보는 듯 희미하기만 하다.


천주교회 차원의 공식 추모미사 희망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조세종 간사는 “노 전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좋은 평가가 서거 후에야 제 빛을 발하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천주교 신자인 하 모씨(39세)는 “고 김수환 추기경 등은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차원에서 자신이 독재자라고 비판한 박 전 대통령의 추모미사를 집전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미사를 한다는 소식은 없다. 이유가 뭔지 알고 싶다”며 정진석 추기경이나 주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을 위한 추모미사를 올려주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가 26일 오후 제주도 한라체육관 광장에 마련된 국민장 분향소를 찾아 노 전 대통령의 영전에 헌화분향하고 추모한 것 이외에, 천주교 대전교구는 물론 어느 교구도 아직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조문이나 추모미사 등 공식적인 행사를 갖고 있지 않아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만 더해 가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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