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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균도네’ 소송[장영식의 포토에세이]

2014년 10월 17일. 우리나라에서 1978년 고리 핵발전소 1호기가 상업 발전을 한 뒤 처음으로 갑상선암 발생의 책임이 핵발전소에 있다는 판결이 있었습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2부(최호식 부장판사)는 핵발전소로 인해 건강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2012년 7월)한 균도네 가족에게 “피고는 원고에게 1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갑상선암 연관성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은 한국 핵발전사에서 획기적인 판결이었고,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등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균도네 가족의 아픔은 균도의 발달장애는 제쳐 두더라도 어머니의 갑상선암, 아버지의 직장암, 외할머니의 위암 등 모두가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 균도네 가족은 균도의 발달장애와 어머니의 갑상선암, 아버지의 직장암, 외할머니의 위암 등 모두가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 가고 있습니다. ⓒ장영식

하지만 한수원은 2014년 10월 22일(수) 이 판결에 불복해 대형 로펌을 통해 항소했고, 2015년 5월 20일 고리 핵발전소 방사능에 의한 주민의 갑상선암 피해에 대한 한수원의 책임을 묻는 균도네 소송의 항소심 첫 공판이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뒤 지난 8월 23일에는 5차 변론이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이 재판이 3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종결을 하려고 하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원고 측 변호사들은 피고 측인 한수원이 제출한 자료가 증거가 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며 최종 변론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끊임없이 일어났던 핵발전소 사고에 대한 은폐와 조작 등에 대해서도 비판을 제기하였습니다. 특히 핵발전소에서 배출하고 있는 방사능의 종류가 1000종이 넘고 있지만, 한수원은 핵발전소에서 배출하고 있는 방사능의 수치조차 조작하고 왜곡하고 은폐하고 있음을 각종 자료를 토대로 제기하였습니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측에서 준비한 변론을 들은 후 다시 변론 기일을 11월 1일로 확정했습니다.

   
▲ '균도네' 소송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 왼쪽부터 법무법인 민심 송주현 부장, 균도 아버지 이진섭 씨, 균도,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 김영희 변호사, 법무법인 민심 변영철 변호사와 서은경 변호사. ⓒ장영식

우리가 이 재판을 주목하는 것은 핵발전소에서 배출하고 있는 기체와 액체의 방사능 물질이 대기오염과 수질오염 그리고 토양오염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세대의 생명권과 행복권을 유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좁은 땅 인구 밀집지역에 여러 기의 핵발전소가 있는데, 안전하다고만 반복하고 있는 한수원과 핵산업계 그리고 지식인들과 주류 언론의 거짓말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시대적 의미에서도 이 재판은 주목받아 마땅합니다.

인류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사용한 핵무기의 가공할 파괴력을 통하여,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핵재앙을 통하여 그 위험성의 정도를 직접 체험하였습니다. 피해 범위는 생태계 전체에 미치며, 피해의 정도는 치명적이고, 피해의 지속 기간은 거의 영구적임을 알았습니다. 다른 과학 기술과 달리 그 위험 기술을 안전하게 관리할 능력이 없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핵발전을 멈추지 않는 것은 죄악입니다. 무책임이며 폭력입니다. 핵발전을 지속하는 한, 미래세대의 생명권과 환경권을 고려하지 않는 무책임은 더 무거워지고, 자연과 인류에게 행하여지는 폭력은 지속되고 확산되며 고통은 커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 100항 참조)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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