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일본군. (사진 출처 = ko.wikipedia.org)

2017년의 일본인들에게

- 닐숨 박춘식


여러분의 할아버지가
조선 땅을 총칼로 무작정 찌르며
반항하는 사람은 바로 죽였다고 하는데
? 손자로서, 지금 생각하니 자랑스러운가요

여러분의 할아버지가
조선의 곡식 쇠붙이 피복 숟가락까지
깡그리 강탈하여 전쟁하였는데
? 손자로서, 지금 생각하니 자랑스러운가요

여러분의 할아버지가
조선의 어린 처녀들을 강제로 끌고 가
전쟁터 위안부로 밤낮 능욕시켰는데
? 손자로서, 지금 생각하니 자랑스러운가요

여러분의 할아버지가
부처님께 합장하고 하느님께 절하던 사람들을
허리 꺾어 왜왕에게 절하라고 칼을 휘둘렀는데
? 손자로서, 지금 생각하니 자랑스러운가요

여러분의 할아버지가
언어 민속 제도 역사를 저급으로 바꾸면서
일본을 섬기라고 지랄 발광했는데
? 손자로서, 지금 생각하니 자랑스러운가요

여러분의 할아버지가
30년 넘게 반인륜 범죄를 저질러 댔는데도
참회는커녕 무어든 억탈하려고 바둥거리는데
? 그 할아버지 그 손자로서, 지금 기분이 좋은가요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2017년 8월 21일 월요일)

독일에서 히틀러 모양으로 인사를 하면 경찰에 잡혀간다는 뉴스를 보고 다시금 독일을 존경하는 마음이 우러납니다. 지나간 일에 대하여 후회나 부끄러움이 없는 나라는 지구상에는 없고, 개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누구나 잘못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종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이유는, 전통을 고수하는 추기경들이나 주교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천주교회의 과거 여러 가지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였기 때문입니다. 오만한 사람들은 참회를 모릅니다. 늘 자기의 잘못을 다른 이유로 돌리고 스스로 성찰하는 자세가 바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독재자는 참회라는 단어를 외면합니다. 독재자는 반드시 망하는 것을 뻔히 보고서도 국내외 많은 정치까들이 모가지를 뻣뻣하게 세웁니다. 나라이든 개인이든 역사의 진실을 왜곡한다면 더불어 상대하기가 어려운 처지로 외면당하리라 여깁니다. 이 땅의 지도층 사람들이 항상 과거의 진실을 겸허하게 포용하면서, 홍익이념으로 하늘을 두려워하는 군자다운 자세를 지니는 모범을 보여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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