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성모상 (이미지 출처 = Pixabay)

령시인이 만든 전설

- 닐숨 박춘식


요한의 정성으로 - 매일 묵묵 기도로 사시는 어머니 - 성모 마리아님 - 저녁 침상에서는 꼭 아들의 가시관을 껴안고 주무신다 - 아들의 머리를 찔렀던 가시가 - 이제 어머니 가슴을 누르고 있다 - 어린 아들을 키우시던 그때 모습으로 - 가시관을 매만지시며 - 시편으로 하느님을 찬미하신다 - 갈수록 가시관은 어머니 가슴을 찌르며 - 조금씩 밤마다 조금씩 파고 들어간다 - 임종하신 다음 - 가슴에서 가시관을 빼낼 수 없어 - 요한은 눈물 뚝뚝 어머니의 발을 곱게 닦는다 - 사흘 후 - 어머니는 가시관을 품은 채 하늘로 올라가신다 - 이제는 하늘어머니가 되신다 -

아들 예수님께서
어머니 가슴에 박힌 가시관을 보시더니
하 맑은 빛살로 새롭게 꾸미시어
어머니 머리에 올리신다, 그 순간
천사들의 합창이 은하수를 감싸며 흐른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2017년 8월 14일 월요일)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일은, 왜 성모님 승천 대축일에 해방이 이루어졌는지 그저 신비롭기만 합니다. 8월 8일도 있고 8월 4일도 있고 8월 31일도 있는데 어찌 15일인지 참 궁금합니다. 하느님의 놀라우신 섭리는 어떤 일이 이루어진 다음에도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천주교 신자들은, 외국의 신자들이 느끼지 못하는 8월 15일의 기적을 해마다 느끼고 있습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온 나라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시는 성모님께서는 한국을 다른 각도로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몇몇 분의 글을 보면서 저도 동감하는 내용은, 한국 천주교회가 동양의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실을 느끼고 이 사실에 힘을 보태는 분이 점점 많아지면서 아울러 성모님의 신심을 통하여 하느님을 찬미하는 분이 더욱 많아지기를 빌고 싶습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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