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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우리와 만나기 위하여 오고 계신다[구티에레스 신부] 8월 13일(연중 제19주일)마태 14,22-33

우리는 어디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지 자주 궁금해 한다. 그러나 사실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만나기 위하여 오고 계시는 것이다. 이번 주일의 독서는 산, 폭풍, 미풍을 하느님께서 나타날 만한 상황으로 암시하고 있다. 복음은 우리가 “신앙이 부족한”때조차도 주님께서 먼저 그분 자신을 드러내어 우리의 요청에 응답한다고 말한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마태오 복음의 이야기는 산 위에서 홀로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과 한밤중에 맞바람 속에서 호수를 건너며 배를 젓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을 특히 대조하며 강조한다. 그런데 산 위에서 홀로 기도한다는 것은 전통적으로 하느님과 만나는 자세이며 장소를 뜻한다. “배는 뭍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바람이 그들을 거슬러 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마태 14,24) 이것은 주님과의 평화로운 만남을 어렵게 만드는 위험과 소란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한밤중에, 예수님께서는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14,25). 그런 예수님의 모습을 기대하지 않았던 제자들은 “겁에 질려 ‘유령이다!’ 하며 두려운 소리를 질러댔다.”(14,26) 베드로는 혼란스러워 하며, 증거를 대라고 요구까지 한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14,28)- 하느님의 현존 앞에서 우리 자신의 결단과 위험을 무릅쓰는 태도가 없다면 신앙을 위한 어떤 증거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베드로였다. 예수님이 나타나신 목적은 삶의 어려움과 상황의 어두움을 없애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런 어려움 한가운데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라는 신뢰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14,27) 예수님은 가까이 다가와 말씀하신다. 우리로 하여금 그분을 구세주로 인정하는 믿음을 요구하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비난과 격려 중간쯤 되는 말을 하신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14,31) 우리에게도 자극과 격려가 되는 말씀인데, “믿음이 약하다”고 해서 제자라는 우리의 여건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님의 현존을 더 온전히 인정하도록 우리를 열게 만든다: “그러자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분께 절하며,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마태 14,33)

   
▲ 호수 (이미지 출처 = Pixabay)

부드러운 미풍

제자들에게도, 믿음(신앙)은 주님과의 더 깊은 만남에 열어 가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현존의 모습과 우리 삶에 들어오시는 모습을 어떤 틀로 분류하지 않는 것이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제1독서는 하느님께서 엘리야에게 말씀하신 것을 인용한다: “나와서 산 위, 주님 앞에 서라, 바로 그때 주님께서 지나가시기 때문이다.”(1열왕 19,11) 그러나 하느님은 크고 강한 바람 가운데에도, 지진 가운데에도, 불 속에도, 계시지 않는다. 이런 상황들은 성서에서 하느님의 출현이 일어난다고 알려진 상황들이다. 그러나 하느님은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 속에 계신다.(19,11-12) 하느님을 체험할 수 없는 상황이나 조건들은 없다. 다만 한 가지 유일하게 요구되는 전제조건이 있다. 그것은 우리자신으로부터 나가 하느님께서 우리 삶에 그리고 현실의 사건들 속에 어떻게 들어오시는지 발견하기 위하여 그분 앞에 서는 것이다. 하느님의 들어오심은 부드러운 바람처럼 조용하여 다른 것들을 부숴 버리거나 압도하지 않는다.

제2독서(로마 9,1-5)에서, 바오로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자격, 영광, 계약, 율법, 예배, 여러 약속 등 - 수많은 하느님의 현존의 징표들을 받은 그의 동포들이 이러한 징표들 속에 선언되었고 미리 보여졌던 그리스도를 알아 보지 못하는 것에 유감을 표현한다. 모든 구원의 역사는 그리스도를 지적하고 있으며, 그리스도는 하느님께서 역사 속에 개입하는 것을 이해하고 읽는 데에 열쇠가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한 공동체로 모여 신앙의 빛으로 우리 삶의 사건들을 점검할 때에 반드시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즉 주님을 더 가까이 따르기 위하여 그분의 발자취를 분별해 보는 것이다.

 
 
구스타보 구티에레스 신부
1928년 페루 리마 출생. 의대를 졸업한 뒤에 사제로 살기로 결단했다. 사제가 된 뒤에는 리마 가톨릭대학에서 신학과 사회과학을 가르치면서 리마 빈민지역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목을 했다. 대표적인 해방신학자로 빈민의 관점에서 복음을 증거해 왔다. 주요 저술로는 "해방신학"(1971)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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