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종교간 체험

개신교와 원불교가 함께하던 청소년 행사가 천주교 본당의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

향린교회, 원불교 인천, 안양연합교구, 천주교 의정부교구 마두동 성당은 60여 명이 모인 가운데, 7월 2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경기 용인 둥지골 수련원에서 연합 청소년 행사를 열고 있다. 마두동 본당에서는 김재근 부주임신부와 청소년 10여 명이 참여했다.

‘만남은 즐겁다 라라라’를 줄여 ‘만다라’라고 이름 붙인 이 종교 연합 행사는 이번이 2번째다. 처음에는 향린교회와 원불교 청소년들이 모이는 자리였지만, 이번에는 가톨릭교회까지 참여했다. 향린교회는 기독교장로회 소속의 진보적인 개신교회로, 서울 명동성당 앞 골목길에 있다.

이틀째인 7월 28일 현장에서 만난 청소년들은 아직 다른 교파, 종교 신자들에 대해 거리감을 느낀다면서도, 행사를 마칠 무렵에는 서로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점심시간에는 진관 스님(안양시 노인종합복지관장)의 지도로 발우공양의 의미를 배우고 체험했다. 발우공양이란 불교 스님들의 식사를 말하며, 발우는 여기에 쓰이는 그릇들이다.

▲ 7월 28일 경기 용인 둥지골 수련원에서 열린 개신교, 원불교, 천주교 연합 청소년 행사에 참석한 이들이 '발우공양'에 대해 배우고 있다. ⓒ강한 기자

천주교 신자인 고등학생 정사라 양(사라)은 “특히 원불교를 몰랐으니, 처음에는 다른 종교에 대해 호기심도 들고 걱정도 됐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과연 이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같이 조 활동을 하며 많이 친해졌다”며 “저희가 직접 경험하며 느끼는 게 많다”고 말했다.

원불교 신자 오신성 양도 이 행사 참여는 처음이다. 그는 다른 종교인들과 어울리는 것이 아직 어색하지만, 남은 일정 동안 관계가 더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또한 그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며 “개신교는 성경을 완전히 믿는 줄 알았는데, 자신만의 해석을 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청소년 연합 행사는 7월 30일까지 영화제와 밤 기도회, 퀴즈대회, 이웃종교 상호 방문 등 프로그램으로 이뤄진다.

행사 기획에 참여한 고상균 향린교회 부목사는 “대화와 만남만으로도 중요하다”며 “작은 시도지만 이렇게 만난 분들이 친구가 되면 평화라는 면에서 조금씩 진일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목사는 “한국 개신교는 이웃종교에 대해 배타적, 공격적인 모습이 많고, 그런 모습은 어른이 된 뒤에는 바꾸기 어렵기에 배우는 시기에 긍정적 변화가 신앙적으로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7월 28일 경기 용인 둥지골 수련원에서 열린 종교 연합 청소년 행사 '발우공양' 시간에 신부와 목사가 물과 빵을 나눠 주고 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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