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환 20년, 주교들, 신자들에 촉구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지 20년을 맞아 홍콩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홍콩 주교들은 신자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고 하느님의 뜻을 구하라고 촉구했다.

홍콩교구 하치싱 보좌주교는 반환기념일인 7월 1일 열린 기도회에서, 민주주의, 빈부격차, 주택난, 노동권과 같은 많은 문제들이 대중들의 그간 오랜 노력에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환된 지 20년이 지났다. 일국양제와 고도자치라는 말은 공허한 약속이다. 나도 (그 말들이) 싫어진 느낌이다.”고 했다.

중국은 1997년에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으면서, 중국 본토와 달리 홍콩에 50년간 현재의 경제체제와 고도의 자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요 근래 홍콩 주민들이 홍콩 행정장관과 의회 의원들의 전면 직선 등을 요구하고 나서고 중국은 이를 거부하면서 일국 양체제에 대한 회의가 깊어지고 있다.

“요즘 홍콩에는 무희망이 퍼지고 있다. 근심과 분노도. 우리가 어떻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우리가 즉각적인 결과들을 볼 수 없을지라도 우리가 포기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해야 한다.”
이 기도회는 홍콩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홍콩 가톨릭대학생연합회를 비롯해 여섯 단체가 주최했으며 300여 명이 참석했다.

2003년부터 홍콩의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해마다 반환기념일에 기도회를 한 뒤 민주화 시위로 이어지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빅토리아 공원은 반환을 기념하는 친중국 시위대가 차지하고, 민주화 기도회는 근처의 감리교회에서 실내 집회로 옮겨졌다.

가톨릭대학생회의 람 후고 회장(24)은 홍콩의 상황이 지난 20년 동안 계속 나빠졌다고 했다.

그는 “특히 민주 선거에 관하자면, 우리는 보통선거권을 바란다. 또한 그간 홍콩인들이 자랑스러워 하던 경찰력과 법치도 퇴락했다.”고 <아시아가톨릭뉴스>에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는 이런 기도회나 시위 같은 행동이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믿기 때문에 계속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 7월 1일 홍콩 집회에 참여한 은퇴주교 젠제키운 추기경. (사진 출처 = UCANEWS)


한편, 은퇴주교인 젠제키운 추기경(85)은 기도회가 끝나기 전에 가톨릭 사제들, 다른 그리스도교 목사들과 함께 참석자들을 축복했다.

그는 하느님께서 홍콩인들에게 열정과 용기, 지혜와 겸손을 주시기를 청하며, “하느님께 희망을 두자. 하느님께서는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만드실 수 있다”고 했다.

젠 추기경인 이어진 거리 시위에도 참여했다.

올해 시위대 규모는 6만 명으로 추산됐는데, 작년의 11만 명에 비해 많이 줄었다.

2003년에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시민인권전선(CHRF)의 아우녹힌 의장은 참가자가 적었던 것은 이번에 새로 뽑힌 행정장관이 전임자에 비해 이미지가 좋기 때문이라고 봤다.

새 행정장관인 람 캐리는 가톨릭 신자로서, 지난 1일에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했다. 시 주석은 이번이 첫 홍콩 방문이었다.

하지만 아우 의장은 홍콩인들의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았다면서 중국이 “일국양제” 원칙을 둘러싼 갈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사 원문: http://www.ucanews.com/news/bishops-ask-christians-not-to-lose-hope-over-hong-kongs-future/79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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