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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위원회를 경계한다[장영식의 포토에세이]

   
▲ 6월 28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앞에서 열린 부산지역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문재인 정부에게 대선에서의 탈핵 공약을 흔들림 없이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장영식

지난 27일, 국무조정실에서는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건설 일시 중단 및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 대해 시민단체에서는 우려와 유감의 성명서를 내고 있다.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크게 후퇴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시기 부산을 비롯해 핵발전소 지역 주민들과 함께 신고리 핵발전소 4호기와 신울진 핵발전소 1, 2호기 건설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협약한 바 있다.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와 신울진 핵발전소 3, 4호기에 대해서는 백지화를 추진하고, 건설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협약하였다. 하지만 신고리 핵발전소 4호기와 신울진 핵발전소 1, 2호기 건설 잠정 중단 및 신울진 핵발전소 3, 4호기 백지화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 없이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를 한시적으로 건설 중단을 발표함으로서 탈핵전환의 시점을 향후 40년 내로 제시한 목표가 후퇴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그동안 정부 주도의 공론화위원회나 전문가협의체 등에서 보여 줬던 정부의 기만과 부실한 대책 그리고 민민갈등 등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밀양송전탑 전문가협의체, 중저준위 핵폐기장 건설 주민투표, 천성산과 새만금 등 과거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자 했지만 졸속적이거나 파행으로 끝났던 쓰라린 기억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정부가 사례로 삼겠다는 독일조차도 2013년에 관련 법률을 만들고도 지금까지도 공론화를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국무조정실에서 발표된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건설 일시 중단 및 공론화위원회 구성'은 이 모든 것을 단 3개월, 10명의 공론화위원이 진행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추후 결론이 나온다 할지라도 그 결과에 대해 인정을 받기 힘들고 제대로 된 공론화라 하기도 힘들다. 따라서 이번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공론화가 자칫 과거 정부에서 추진했던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것이다.

핵발전소는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러나 핵발전소 건설 지역의 선정과 운영 과정에서의 비민주성과 재벌과의 결탁 그리고 하청과 재하청의 비인간적 노동구조를 생각하면 적폐 청산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다. 특히 매일같이 배출하고 있는 핵방사능 물질에 대한 국민들의 건강권과 설계수명을 다한 핵발전소의 폐로 과정 그리고 핵발전소에서 생긴 핵쓰레기의 처리 과정을 생각한다면 더 이상 핵발전소 중심의 에너지 정책은 끝내야 한다.

탈핵은 시대적 징표이며, 정의의 길이다. 그러므로 문재인 정부에게 대선에서 공약했던 탈핵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거스릴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다.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문제를 비롯해 건설 중인 핵발전소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실험 재검토, 핵발전소 인근 주민 피해 문제, 사용후핵연료 재공론화 문제, 밀양과 청도 송전탑 문제 해결 등 선거 때 약속된 사안들은 아직까지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이들 탈핵 약속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안전한 사회,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탈핵,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국민의 염원을 흔들림 없이 담대하게 실천할 것을 요청한다.

*이 글은 6월 27일 발표한 에너지정의행동과 6월 28일 탈핵부산시민연대에서 발표한 성명서들을 참조하였음을 밝혀 둡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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